보험, 투신이어 증시 양대축 자리매김


보험사가 투신권과 더불어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양대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급속히 커지고 있는 변액보험 시장이 원동력이다.
매달 변액보험으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4000억원을 웃돌기 시작했다.


이는 적립식 펀드를 통해 증시에 들어오는 자금 규모와 맞먹는다.


특히 주식편입 비율을 최대 80%까지 높여 주식형 펀드보다 더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변액보험 상품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5일 증시에서도 종합주가지수는 급등 부담을 느낀 기관의 대규모 차익성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장중 2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으나 보험권의 매수세력이 뒷받침하며 15포인트대로 낙폭을 줄였다.


이날 투신권은 프로그램을 포함,2000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한 반면 변액보험이 주축을 이룬 보험권은 20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변액보험으로 들어온 자금은 대부분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만큼 적립식 펀드 못지 않게 증시 체질을 강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액보험도 주식에 '올인'


업계에 따르면 변액보험 자금은 매달 4000억원 넘게 새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선 보험사들이 변액보험의 주식편입 비율을 크게 늘리면서 상당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오성식 템플턴투신운용 상무는 "보수적인 보험사들이 과거에는 변액보험의 주식편입 비율을 30% 선에서 제한했으나 장기적으로 지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 편입 비율을 70∼80% 이상으로 늘린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며 "심지어 전체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보험권의 매수 세력이 강해진 것도 이 같은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 보험권은 올 들어 기관 전체에서 투신권에 이은 증시의 양대 매수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보험권은 9100억원어치를 순매수,연기금(1215억원 순매수)을 제치고 기관투자가 중 순매수 2위를 차지했다.


◆'월말 효과'에 이은 '월초 효과'


변액보험 중 주식에 투자하는 자금이 대부분 월초에 집행되면서 월초 증시가 평균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적립식 펀드의 '월말 효과'에 이어 변액보험에 따른 '월초 효과'도 출현하고 있는 셈이다.


김희국 동양투신 펀드매니저는 "고객이 보통 월말에 변액보험으로 자동이체한 돈은 일주일 정도 지난 월초에 운용사에 맡겨져 투자자산으로 집행된다"며 "이에 따라 월초에 변액보험 자금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1∼2년 정도의 단기 투자 자금이 주류인 적립식 펀드의 '월말 효과' 때는 중소형 우량주가 뜨는 종목 장세가 연출되는 데 비해 10년 이상 장기성 자금인 변액보험의 '월초 효과' 때는 대형주가 많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한 달간 보험권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한국전력 포스코 하이닉스 LG전자 GS홀딩스 LG화학 SK텔레콤 등 대부분 핵심 블루칩이 차지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