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삼성, 에버랜드 CB사건 항소

((앵커)) 삼성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배정 사건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습니다. 이미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 항소를 한 바 있어 법정에서 다시 한번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삼성이 언제 항소장을 접수했습니까? ((기자)) 네, 삼성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배정 사건에 대한 판결에 불복해 지난 7일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허태학 전 사장과 박노빈 전 상무 등 에버랜드 전 경영진에 대한 법원의 유죄 선고와 검찰의 항소에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4일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에게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헐값에 배정한 혐의로 이들 전 경영진에 대해 '업무상 배임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주당 8만6천원으로 평가되는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주당 7천7백원에 배정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혐의가 ‘업무상 배임죄’가 아닌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죄'라며 항소한 바 있습니다. ((앵커)) 삼성은 당초 신중한 반응을 보여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항소에 나서게 된 이유는 어디 있을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삼성은 1심 판결 이후 바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비판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검찰까지 항소한 마당에 이대로 항소를 포기할 경우 검찰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만다는 판단 하에 항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 측은 에버랜드의 전환사채 발행가는 형법상 용인될 수 있는 가격이며 적법한 절차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에버랜드 전 경영진을 배임죄로 선고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근거를 더욱 보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결국 양측에서 더욱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법정에서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것들이 쟁점이 될까요? ((기자)) 항소심에서도 1심 쟁점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리 공방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전환사채 발행 목적과 전환가격의 적정성, 당시 에버랜드 주가의 판단, 정부의 상속증여세법 개정 움직임에 대한 피고인의 인지 여부, 계열사들의 실권 이유 등이 주요 쟁점사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중 검찰은 피고인들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주장하고 있어 비상장회사의 주식 산정 방식 등을 활용해 당시 에버랜드 주가 판단의 근거를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삼성은 전환사채 발행이 이재용 상무의 경영 지배권 확보와는 무관하며, 당시 에버랜드 경영진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경영상 적법한 행위였다는 점을 납득시키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삼성과 검찰이 서로 항소에 나서면서 법적 공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 같은데요. 향후 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어찌 됐건 이번 항소로 에버랜드 전 경영진이 전환사채를 헐값에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를 놓고 삼성과 검찰은 고등법원에서 법정공방 2라운드를 펼치게 됐습니다. 그러나 양 측의 의견이 워낙 팽팽히 맞서고 있어 고등법원에서 판결이 난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쪽에서 이를 쉽게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검찰과 삼성이 고등법원의 판결에도 불복할 경우 이번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는 긴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