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을 찾아서] 유통 : 또다른 신화를 꿈꾸며 유통 탐험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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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가격의 비교우위를 내세우며 생존게임을 벌여온 유통업계가 '정착 생활'을 마감하고 일제히 탐험의 깃발을 올렸다.
치열한 경쟁 탓에 '먹을 것 하나 없는' 사막을 지나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오아시스(블루오션)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딘 것이다.
신천지 발견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경쟁이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선택의 폭 또한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만이 블루오션을 찾아 나선 유통탐험대의 방향타이자 나침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할인점은 국내외 시장에서 동시에 신천지 개척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국내 유통1위 업체로 구축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신흥 소비시장 개척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 할인점 전문점 등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쇼핑몰을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유통개발업체인 첼시와 손잡고 여주에 복합쇼핑몰 건설 구상을 끝낸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새로운 업태와 미답 지역을 엮어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농협과 손잡고 신개념 할인점을 내년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개척지는 행정신도시 개발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펼쳐진 천안 충주 등 충청권이다.
명품백화점으로 이미지를 굳혀온 갤러리아 백화점은 갈수록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역발상으로 푸른바다를 찾아나선다는 계획이다.
전체 20%의 고객이 백화점 매출의 70%을 차지하는게 현실.VIP고객들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다.
할인점업계에서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이마트가 먼저 중국시장 진출과 식품매장 차별화로 새시장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3호점을 오픈한데 이어 오는 2012년까지 50개의 점포를 개설한다는 목표다.
고객수에 비해 매출이 낮아 그동안 관심을 끌지 못했던 먹거리코너는 안전성 신선도를 바탕으로 고객 신뢰를 쌓아갈 때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이마트는 보고 있다.
국내시장 진출 6년 만에 업계 2위 자리에 오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문화센터 강화와 금융상품개발을,롯데마트는 고급화 전략을 통해 각각 새로운 시장을 일궈나간다는 계획이다.
태동 10년째를 맞은 국내 홈쇼핑시장은 대표적 '레드오션'시장으로 꼽힌다.
케이블 TV의 시청가구가 1200만명에 육박하면서 성장이 정체된 데다 지난 2001년 현대 우리 농수산 등 후발 사업자가 뛰어들면서 5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도 온라인 시장을 점점 잠식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몇년 전부터 보험 펀드상품 등 무형상품 분야에 참여하고 있는 홈쇼핑호는 최근 들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협소한 국내시장보다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블루오션을 향한 항해는 기업규모의 크고 작음과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통선단의 길고 긴 항해는 '살아남는 것은 크고 강한 종(種)이 아니라 변화하는 종'이라는 진화론의 또다른 시험무대다.
제조업계에서는 기능성 화장품을 내세워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샤나 단순한 껌을 영양제 차원으로 끌어올린 롯데자일리톨껌처럼 블루오션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기업들도 새로운 시장을 향해 이미 항해의 닻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