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을 찾아서] 유통 : LG패션 마에스트로..고객체형 DB화

2000년 이후 신사복 시장은 의류의 전반적인 캐주얼화 경향과 브랜드 난립 때문에 저성장 추세로 접어들었다. 전형적인 '레드오션'이 돼 버린 것이다. 업체간 경쟁도 '120수'니 '150수'니 하는 원단 고급화쪽으로 모아져 수익성마저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LG패션의 신사복 '마에스트로'는 지난해부터 '패턴'에 집중하는 가치혁신을 통해 블루오션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업계 전문가들은 '마에스트로'가 신사복의 판단 기준을 원단에서 '착용감과 실루엣'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LG패션은 2004년부터 30년 이상 경력의 패턴사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세계 최고라고 평가받는 해외 선진 신사복 브랜드인 제냐 카날리 등의 패턴을 분석하는 한편 기존 고객들의 체형도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마스터피스 763''1.618''제로' 등의 '뉴 패턴'을 연이어 개발하고 상품화를 위해 공장의 제작 공정까지 완전히 새롭게 편성했다. 또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피아나'의 기획 디렉터 출신인 클라우디오 테스타를 패션 컨설턴트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원단 중심이던 신사복 업계의 패러다임을 착용감과 실루엣으로 바꿨다. LG패션의 '뉴 패턴' 라인이 출시된 이후 다른 업체들도 서둘러 실루엣을 강조한 제품 라인을 내놨지만 착실히 준비해온 '마에스트로'를 쉽게 넘보지 못하고 있다. 가치 혁신을 통해 신사복 시장의 경쟁 양상을 '패턴'으로 바꿈으로써 블루오션을 연 마에스트로는 2005년 7월 말 기준 6.3% 신장(전년 동기 대비)하는 기염을 토했다. 백화점에 입점한 전체 남성복 매출이 3.4% 정도 역신장한 것에 비하면 눈부신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