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조류독감 만반의 대비책 강구해야
입력
수정
조류독감 확산에 대한 공포가 전세계로 급속히 번지고 있는 가운데 농림부가 조류독감 발생 예보를 발령했다. 조류독감이 발생한 러시아 몽골 등의 겨울철새가 이달 말부터 한반도로 건너오기 시작하면 조류독감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憂慮) 때문이다.
이번 조류독감의 심각성은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경고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여러 정황을 봤을 때 조류독감의 사람간 전파가 올 것이고 그럴 경우 사스(SARS)를 훨씬 능가하는 막대한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며 이에 철저히 대비해 줄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조류독감은 단순한 보건.의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테러나 허리케인,그리고 지진사태 등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목격한 바 있다. 조류독감 역시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진국들이 앞다퉈 치료약 확보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WHO는 국제적 공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조류독감의 전파 가능성을 생각할 때 그 어느 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일이고 보면 각국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전세계적 방역망 확충이 긴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키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그러나 보다 시급한 일은 우리 스스로 만반의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다.
우선은 예방이 중요하다. 정부는 조류독감 발생예보를 발령했지만 예방책의 홍보를 더욱 철저히 할 필요가 있고, 축산단체나 농가, 그리고 일반 국민들은 적극적인 협조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문제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책이라든지 관련 부처들의 긴밀(緊密)한 협력체제도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점검해 볼 일이다.
조류독감의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의 충분한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정부가 타미플루 비축량을 더 늘리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지식재산권을 소유한 스위스 제약회사의 독점 생산과 각국의 확보 경쟁으로 인해 수급이 원활치 못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도 면밀(綿密)한 대응이 요구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철저한 대비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