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도 배트보이도...모두가 주인 .. '뉴욕 양키스 경영방식'

살인 타선(Murderer's Row).1920년대 뉴욕 양키스의 가공할 만한 공격진을 지칭하는 말이다. 특히 베이브 루스-루 게릭-밥 뮤젤-토니 라제리로 이어진 3번에서 6번까지의 중심 타선을 그렇게 불렀다. 파괴력이 절정에 달했던 1927년엔 루스 60개,게릭 47개 등 모두 158홈런을 쏘아올려 평균 40개를 기록한 다른 팀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사실 1918년까지만 해도 양키스는 재정난에 시달리던 보잘것없는 팀이었다. 그러나 당시 명문으로 불리던 보스턴으로부터 루스를 헐값에 넘겨받은 이후 일약 유명 팀으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8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아메리칸 리그 38회 우승,월드 시리즈를 26번이나 제패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것.현재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 미국 프로 스포츠계를 통틀어 최고의 명문으로 불리며 9억달러가 넘는 기업가치를 자랑하게 된 비결은 뭘까. '전설적인 조직,뉴욕 양키스의 경영방식'(랜스 버거 외 지음,이미정 옮김,예솜출판)은 수십 년 동안 동종 업계를 지배하게 된 '신화'를 분석하고 그 원칙을 요약했다. 구단주부터 배트보이까지 내려오는 일관된 주인의식,구성원을 정확히 평가하고 선별 육성하는 뛰어난 역량,그리고 영구결번·우승반지로 상징되는 영웅적 이미지의 홍보 전략이 14개 장에 걸쳐 소개돼 있다. '공급량이 딸리는 슈퍼스타를 돈으로 사들이는 고액연봉 전략이 결코 성공 요인이 아니다. 실제로 루 게릭이나 미키 맨틀·데릭 지터는 트레이드된 선수들이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 육성한 인재들이다. 이들은 투수진을 선발과 구원으로 나누었던 최초의 감독 조 매카시,각 포지션에 여러 명의 선수를 두는 플래툰 시스템으로 월드 시리즈 5연승을 구가한 케이시 스텐겔 같은 명조련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조직에 앞서 개인이 튀면 안된다고 유니폼에 선수 이름을 없애 버렸지만 그라운드에 남긴 최고 선수들의 족적은 여전히 뚜렷한 양키스 제국.상대 팀의 기를 꺾어 버리는 '줄무늬'들에게 야구는 생명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그들은 혁신적이면서 낙천적이었고 또한 겸손하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었다. 308쪽,1만50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