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철회·연기 잇따라 ‥ "상반기 실적 안좋아 대접 못받는다"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업체들 중 최근 상장을 취소하거나 연기를 검토 중인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IT(정보기술)업체다. 상반기 업황이 둔화되면서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당초 올 하반기 상장 예정이었던 비올디벨로퍼즈가 상장을 취소키로 했다. DVD-R용 디스크를 만드는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28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1년이 되는 올 12월28일까지 공모주 청약에 나서야 한다. 예심을 통과하면 6개월 이내에 상장해야 하며,1회에 한해 6개월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간사인 한화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와 회사측에서 상장 철회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에 비올디벨로퍼즈가 상장하기 위해서는 상장 예비심사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휴대폰 LCD모듈업체인 아이디에스도 상장 추진을 내년으로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상반기 실적을 가지고 시장에 나갔다가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회사측은 "내부 결정이 미뤄지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CRM(고객관계관리) 솔루션업체인 엠피씨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 상장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초 이달 중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상반기 실적보다 3분기 실적이 시장에서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부 판단 때문이다. 이에 앞서 올해 초에는 휴대폰 힌지(경첩)업체인 피닉스코리아가 상장심사 통과 후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상장 추진을 철회했으며,올해 공모주 시장의 대어급 업체로 꼽혔던 FPCB(연성 인쇄회로기판) 업체 에스아이플렉스도 올해 중순 상장을 철회했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