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동백.파주 교하.화성 동탄 "처음 1~2년은 원정쇼핑 다닐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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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동백,파주 교하,화성 동탄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비상이 걸렸다.
아파트 입주가 코앞에 닥쳤지만 상가 후분양제의 영향으로 상업 지역이나 단지 주변에 들어서야 할 신규 상가 공급이 중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민 생활에 필수적인 편의시설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입주 후에도 상당 기간 주민들의 큰 불편이 뒤따를 전망이다.
◆택지지구 상가공급 대거 지연
파주 교하지구는 오는 12월부터 1만7300가구가 단계적으로 입주할 예정이지만 상업용지 내 근린 상가는 한 필지도 공급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5~6개 업체들이 상가 건립을 추진해 왔으나 상가 후분양제에 따른 분양승인 문제 등으로 공급 계획이 모두 취소됐다.
내년 2월부터 1만4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용인 동백지구 역시 총 2만7500여평의 상가와 1만3000여평의 테마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M프라자 F프라자 L시티 등 불과 3~4개 상가만이 착공한 상태다.
더욱이 2003년 공급된 51개 상가 용지 중 22개 필지는 분양 대금마저 연체되고 있다.
업계에선 동백지구 입주자들의 경우 오는 2007년 12월 테마 쇼핑몰이 들어설 때까지 2년 가까이 인근의 죽전·분당 등으로 '원정 쇼핑'을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말 입주 예정인 화성 동탄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총 3만9800가구가 단계적으로 입주할 예정이지만 근린 상가나 주상복합 상가 공급 계획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후분양제 시행이 직격탄
이처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각종 편의시설 공급이 늦어지는 것은 지난 4월 도입된 상가 후분양제 때문이다.
후분양제는 연면적 908평(3000㎡) 이상 대형 상가의 경우 골조 공사의 3분의 2 이상을 마쳐야 하고 2곳 이상의 연대 보증을 받아야 분양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선분양하려면 분양 보증 또는 신탁 계약을 체결하는 등 요건을 충족시킨 후 분양 승인을 받아 상가를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시공사들이 후분양제에 필요한 지급보증 방식을 꺼리고 있는 데다 신탁사를 활용한 선분양 방식 역시 자금조달 창구인 금융권과의 1순위 설정 문제가 걸려 있어 사실상 착공조차 힘든 실정이다.
유영상 상가114 투자전략연구소장은 "상가 분양 계약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후분양제가 결과적으로 대규모 택지지구의 상가 공급을 막아 이번에는 입주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편의시설 부족으로 인한 입주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