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인터뷰]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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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홍콩본부에서 중국 및 아시아권 경제를 분석하는 앤디 시에 아·태경제 수석 연구원(45)은 국제 금융가에서 영향력있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월가의 중국투자 판단은 그의 분석 리포트에 크게 좌우된다는 평가다.
그만큼 중국 및 아시아 경제를 조망하는 그의 시각은 예리하다는 의미다.
그는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를 예측,주목을 받았다.
상하이 부동산가격 거품이 꺼질것으로 1년전에 예상,정확히 맞히기도 했다.
시에는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소비 회복세가 늦고 수출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한국 중소기업이 향후 5년 안에 기술력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중국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중국 일본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가.
"중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새로운 분업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기술은 일본이,중간재는 한국과 대만이 공급하면 중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은 '중국제'(made in china)가 아니라 사실은 '아시아제'(made in asia)인 셈이다.
아시아 각 국이 이런 역학관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경제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중국의 급부상이 동아시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일본 기업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에 뛰어 들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산업고도화를 위해 일본기업에 손짓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이미 상호보완적인 경제협력 구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기술력이 일본을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일본은 지난 2000년 이후 활발한 경제구조 개혁 작업을 통해 중국과 보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 된다."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
중국의 부상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보는가.
"일본이 중국과 상생의 틀을 만든 데 반해 한국과 중국은 절반은 상호보완,절반은 경쟁 관계에 있다.
특히 한국 중소기업이 문제다.
한국의 대기업은 최근 5년 동안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더 벌려 중국과 상생의 틀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 중소기업은 여전히 중국기업과 가격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 이후 이렇다할 개혁 작업이 없었다.
한국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한국은 5년 안으로 중국과는 보완관계를,일본과는 경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본과의 기술경쟁을 통해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중국 투자 위험론도 제기되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중국경제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다.
이는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기술개발 브랜드전략 등이 한국에 위협을 줄 것이다.
중국이 저임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수출위주의 경제체제를 지속해 나가기는 어렵다."
-한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만과는 달리 한국은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다.
수출 의존이 높고 내수가 약하다.
소비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
내수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개방 폭을 넓히는 등의 경제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일본이 지난 수년간 개혁 작업을 통해 시장구조를 뜯어고쳤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홍콩=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1960년 상하이 출생
◇ 1983년 상하이 둥지(同濟)대학 교량수리학과 졸업
◇ 1987년 MIT공대 토목공학과 석사
◇ 1990년 MIT공대 경제학 박사
◇ 1990년 세계은행 경제연구원
◇ 1995년 싱가포르 매쿼리은행 연구원
◇ 1997년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