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일자) '세계 줄기세포 허브' 제기능 하려면

인간 줄기세포와 관련한 연구와 교육,줄기세포주 사업 등을 추진할 '세계 줄기세포 허브'가 19일 서울대병원에서 문을 열었다. 세계 줄기세포 허브는 제대혈,골수 등의 성체 줄기세포를 포함한 모든 줄기세포의 등록,보관,분양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가 인간 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적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허브 개소(開所)는 우리나라가 줄기세포 연구의 원조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실제로 황우석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우리 연구진이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잇따라 개가(凱歌)를 올리자 세계적인 유명 과학자들이 한국측에 줄기세포 허브 설치를 요청해왔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이 한국을 줄기세포 연구의 본거지로 활용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우리의 위상이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과 영국에서 이미 전세계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배아줄기세포 은행을 운영하는 등 관련 사업화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허브를 처음으로 설치했다는 것은 더욱 값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줄기세포 관련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한 셈이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앞으로 이 허브를 미국과 영국의 줄기세포 은행과 연계된 네트워크 체제로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각국에 흩어져 있는 줄기세포 은행의 국제본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허브의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얘기다. 이번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각종 신경질환과 당뇨병,파킨슨씨병,녹내장,청각장애 등 난치성 질환 연구에 획기적 계기가 마련될 전망이고 보면 허브에 거는 기대가 큰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세계 줄기세포연구 센터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도 각국의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지 않으면 안된다.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ㆍ법적ㆍ사회적 영향에 대한 합리적 연구와 논의를 활성화함으로써 생물학적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는 산ㆍ학ㆍ연과 공동으로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