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끊어지기 직전 VS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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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증시가 큰 폭으로 출렁거리자 낙관론자와 신중론자들이 각 자의 논리로 재무장하며 엇갈린 코멘트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 강세론자 UBS는 4월과 같은 매수 호기가 도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도이치는 '숨이 끊어지기 일보직전'이라고 평가.
도이치뱅크의 마크 졸리 전략가는 최근 아시아 증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정은 '임종 때의 가래끓는 소리(death rattle)'같다고 빗대며 추가 조정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엔화가 약세로 치닫고 아시아 통화가치도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의 10년물 평균금리는 지속 상승,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
앞으로 1~2주 더 조정기간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점치고 5% 넘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패닉 심리가 확산되면 미국 연준(Fed)의 수사적 발언은 불시에 바뀔 수 있다고 진단하고 만약 예상만큼 조정폭이 일어난다면 위험 수용을 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맞서 UBS의 강세론자 삭티 시바는 4월에 등장했던 매수 신호가 다시 나타났다고 지적.
시바는 주가수익배율(PE)과 주가현금배율(PCF)및 배당수익률 등 6가지를 종합한 밸류에이션 지표가 매수 영역(19일 기준)까지 내려왔다고 지적했다.최근 매수 신호 출현은 지난해 5월 11일과 올해 4월 20일.
시바는 "이번 매수 신호 출현에는 미국 채권수익률 5% 도달 위험이나 핵심 인플레 2.5%까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외환위기나 9.11테러 등 4차례의 급락 장세대비 투자승수가 오히려 10% 가량 낮다고 비교.
한편 대만과 홍콩 H지수,자카르타지수,인도 등 4개국 증시의 낙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중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싼 증시로 부각됐다고 추천했다.중국에 대한 비중확대폭을 1%에서 3%로 확대하고 다음으로 싼 증시는 한국을 꼽고 이어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저평가라고 밝혔다.
또 다른 낙관론자 골드만삭스도 당연히 긍정론을 고수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대표는 미국 성장률이나 금리 그리고 고유가와 기술주 이익 전망 등 각종 거시·미시적 위험 변수들이 외국인의 한국 증시 위험 욕구를 뚝 떨어뜨리며 차익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기술적 지표상 외국인의 순매도가 조만간 완화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펀드로의 자금 유입 가속화는 조정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어줄 것으로 판단했다.
임 대표는 "당분간 거시나 미시 변수들에 의한 줄다리기 국면은 더 이어질 수 있으나 지수 약세는 진입 호기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소비재와 금융,산업재에 대한 선호도를 유지하고 12개월 기준 목표지수 1300을 지속.
이에 앞서 한국 증시의 저승사자 스티브 마빈(도이치뱅크)은 특유의 독설을 쏟아낸 바 있다.
마빈은 '단기 조정인가 아니면 대세 상승의 끝 ?(=The biginning of the end or just the end of the beginning )'란 자료에서 기업 재고조정 진행과 G7 국가들의 성장 개선으로 단기적으로 산업생산 지표등이 견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그러나 단위당 매출가격 부진이나 원재료 상승에 둘러싸인 기업(특히 수출업체)의 수익성은 상처를 입고 있다고 지적.
또한 더딘 소득증가율과 악화중인 고용시장을 감안할 때 내년 소비 가속화는 힘들다고 예상했다.기업투자 측면에서도 건설 지표는 정점에 근접하고 한국형 뉴딜정책도 고정자본 형성에 부족하다고 진단.
마빈은 "특히 지난 여름내내 미국 투자자와 국내 기업들의 자사주가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으나 미국의 주택관련 종목들의 하락은 코스피의 상투를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록 적립적펀드를 통해 가계섹터쪽에서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 승수는 너무 뻗어버린 가운데 내년 기업이익이나 경제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마빈은 "더구나 자국 유동성 여건 약화로 미국투자자마저 매도로 돌아서 버렸다"며"만약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코스피 반등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박병우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