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제 12월 시행...금융권 "25兆 시장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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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부터 시행 예정인 퇴직연금제도를 앞두고 보험 은행 증권회사 등 금융회사들이 치열한 시장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올해 최대 25조원으로 추정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거래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명회를 여는가 하면 전문가 영입과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보험업계의 수성 전략
20조원에 이르는 기존 퇴직보험·퇴직신탁 시장의 76%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생명보험회사와 8%를 점유하고 있는 손해보험 회사들은 기존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삼성생명은 계열사인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투신운용과 공동으로 퇴직연금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14일 시연회를 가졌다.
또 20일엔 기존 퇴직보험 거래업체와 새롭게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기업체 담당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가졌다.
대한생명과 흥국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12개 보험사는 보험개발원을 간사로 해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12월 오픈을 목표로 전산시스템을 독자 개발 중이다.
아울러 미국 기업연금 분야에서 16년간 근무했으며 한국인으로선 유일하게 미국보험계리사협회 연금 분야 정회원인 박진호씨(40)를 퇴직연금 담당 상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대한생명은 법인영업본부 및 퇴직연금 태스크포스팀 직원들이 주요 기업을 방문하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시스템구성부문 5명,마케팅부문 3명 총 8명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퇴직연금 영업력 강화를 위해 1800억원의 증자를 실시했고,금호생명도 같은 목적으로 1000억원의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의 마케팅 공세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 조흥은행 신한생명 굿모닝신한증권 등 그룹 내 퇴직연금 취급기관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20일 350여개 기업의 부서장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는 왓슨와이어트 한국법인의 전문 컨설턴트를 초청,퇴직연금제도를 소개하고 기업에서 퇴직연금을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다음 달 초 주요 거래업체와 퇴직연금 조기 도입이 가능한 외국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퇴직연금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앞서 8명의 전문인력으로 연금사업파트를 구성하고 일본의 일본생명 도쿄미쓰비시은행과 미국의 피델리티 등을 돌며 해외 벤치마킹을 마쳤다.
또 지난 5월에는 퇴직연금제도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컨설팅 전문 인력을 영입한 데 이어 7월부터는 독자적인 퇴직연금 전산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미국의 인적자원관리(HR) 전문 컨설팅전문회사인 휴잇 어소시에이츠와 업무제휴 계약을 맺었다.
또한 다음 달 7일 조선호텔에서 각 기업의 주요 인사 200여명을 초청,대규모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강남 노보텔에서 '음악회와 함께하는 퇴직연금 설명회'를 열었다.
정기예금 수준의 안정된 수익을 추구하는 원본 중시형에서부터 적극적인 투자로 고수익을 노리는 적극형까지 다양한 상품도 개발했다.
외환은행은 중견 수출입기업 및 외국 기업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생보사에서 컨설팅 전문가 1명을 영입했으며 지난 8월에는 마케팅지원반을 구성한 데 이어 이달 중 외부전문가 한두 명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이성태·유병연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