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엔지니어링에 거는 기대

조행래 21세기는 지식 중심의 사회이다. 이 시대의 지식이란 '앎'이라는 사전적 의미 외에 인간관계 및 과학기술의 상호작용과 창의성도 함축하고 있는 단어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식산업의 중심에는 분명 과학기술이 있다. 우리가 발 딛는 곳, 손길이 머무는 곳은 모두 이미 과학기술의 수혜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산물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는 어떠한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는 연 300조원이 넘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새로운 과학기술이 최종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제품으로 탄생하려면 반드시 그에 걸맞은 실용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이 실용기술이 바로 지식을 기반으로 한 엔지니어링기술이며 엔지니어링기업에 주어진 임무다. 흔히 엔지니어링의 기능과 역할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된다. 지휘자는 지휘봉 하나로 첼로와 바이올린 피아노 등 각각의 음색을 지닌 악기와 연주자를 하나로 묶어 아름다운 음악을 창조해낸다. 엔지니어링도 분야별 과학기술을 조합하고 최적화시켜 새로운 실용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기술수준을 보면 핵심기술인 타당성조사,기본설계 등은 선진국 대비 60%수준이며 해외 엔지니어링 수출 또한 전체 엔지니어링시장의 0.3%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불어닥친 중동 플랜트시장의 호황은 우리 업체들이 협소한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해외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에 대한 국가 차원의 새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새로운 전략이란 작은 파이를 잘게 쪼개주길 기대하는 타성에서 벗어나 미래 지향적 시각에서 품질, 고객만족, 마케팅 등 가치경영으로 승부할 수 있도록 수립돼야 한다. 최근 정부는 '엔지니어링서비스 경쟁력강화 방안'을 통해 2015년까지 엔지니어링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를 위해 엔지니어링 기술경쟁력 혁신, 해외진출 지원확대, 엔지니어링기반 구축계획 등을 마련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산업이 국가경쟁력의 한 축으로 해외수출의 첨병은 물론 관련 산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