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텔레콤, M&A에 휘말리나

휴대폰 중견기업인 기가텔레콤이 기업 인수합병(M&A)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미국계 사모펀드인 애머랜스LLC코리아가 보유 중인 400만달러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200만달러어치에 대해 신주인수권을 행사,165만주(지분율 12.32%)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애머랜스LLC코리아는 최대주주인 기가텔레콤 김호영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17.33%)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특수관계인 지분(5.21%)을 제외할 경우 김 대표의 지분은 12.12%에 그쳐 애머랜스는 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애머랜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경영권 획득을 염두에 둔 투자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가텔레콤은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위해 다음달 1~2일께 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같은 달 18일 임시주총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23일 주주명부 폐쇄 전에 애머랜스가 지분을 대량 취득함에 따라 임시주총 때 사실상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할 개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가텔레콤의 투자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데다 올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사업 부문을 매각하며 현금유보액이 72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또 애머랜스가 아직 200만달러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M&A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애머런스가 나머지에 대해서도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전체 지분율은 현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훌쩍 웃도는 24%(현 시가기준)를 넘게 된다. 기가텔레콤 관계자는 "애머런스측이 아직 투자목적을 밝히지 않아 예단할 순 없지만 시기상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 행사청구된 주식의 매각이 허용되는 오는 28일께면 그 진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준·임상택 기자 ju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