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 매각 신호탄? ‥ 바우포스트, 일성신약 일부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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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주의 큰손'으로 통하는 미국계 투자회사 바우포스트가 최근 보유 지분 일부를 장내에서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우포스트가 제약주를 처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본격적인 차익실현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바우포스트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5일(거래일 기준)간 일성신약 23만2860주(8.75%) 가운데 3만5560주(1.33%)를 장내 매각,지분이 19만7300주(7.42%)로 감소했다.
바우포스트는 지난해 10~12월 주당 2만1000원가량에 일성신약 주식을 사들여 1년 가까이 보유하다 이번에 5만원 근처에서 처분했다.
김지현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바우포스트는 제약주 투자를 통해 종목별로 2~3배가량의 평가이익을 얻고 있다"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주식을 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바우포스트는 지난 2002년 초부터 한국 증시에 첫 발을 내디딘 뒤 제약주를 중심으로 꾸준히 지분을 확대,현재 제약 업종에서 일성신약 삼일제약 현대약품 환인제약 경동제약 삼아약품,비제약 업종에서 한국포리올과 삼천리 등 모두 8개 종목에 대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제약주의 경우 지금까지 291억원을 투자해 496억원의 평가이익을 내 투자수익률이 평균 14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바우포스트의 지분 매각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우포스트가 보유한 종목은 대부분 거래량이 적어 일시에 주식을 처분할 경우 주가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성신약만 해도 바우포스트가 지분을 팔기 시작한 뒤 주가가 15%가량 하락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에서는 바우포스트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보유 지분을 블록세일(일괄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바우포스트의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제약주의 장기 전망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조윤정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제약주는 최근 단기 급등으로 주가가 일시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상승 추세가 훼손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백광엽·주용석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