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ㆍ스웨덴서도 조류독감 발견‥ 유럽전역 확산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영국과 스웨덴,크로아티아 등에서 잇따라 발견되는 등 유럽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바이러스는 통제가 가능한 가금류가 아니라 철새들과 접촉 가능성이 높은 야생 오리와 백조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겨울철을 앞두고 철새의 이동경로를 타고 조류독감 확산이 가속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21일 스톡홀름 동부 에스킬스투나에서 죽은 채 발견된 오리 1마리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크로아티아에서도 동부 즈덴치 마을 연못 옆에서 폐사한 백조 12마리 중 6마리가 조류독감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 영국은 22일 검역소에서 통관 대기 중 죽은 앵무새가 조류독감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영국 환경식품농림부는 바이러스의 월경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에 전 세계로부터 살아있는 조류 수입을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 3개국 정부는 영내에서 발견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 밖에 러시아에서는 닭에서 발견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52개 마을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H5N1형 바이러스가 속속 발견됨에 따라 사람과 사람 간 전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사람이 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치사율은 51%나 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2003년 12월 말부터 지금까지 118명이 조류독감에 걸려 동남아시아에서만 61명이 사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조류독감이 인체 전염병으로 바뀔 경우 소비·투자·교역이 줄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유엔은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철새의 이동 경로를 타고 조류독감 확산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데이비드 나바로 유엔 독감조정관은 "가금류의 이동은 수입금지를 통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으나 야생 조류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