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파동' 김장대란오나] 500만포기 내달 출하…값 안정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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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유해 김치 파문으로 김치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할인점들이 계약재배한 김장용 배추를 다음 달 중순부터 현 시세의 절반 이하로 대량 방출할 예정이어서 배추가격은 이달을 고비로 안정될 전망이다.
배추 무 등을 담당하는 할인점 바이어들은 '중국산 납·기생충 김치 파문으로 국산 배추 수요가 늘어 김장 대란이 일어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으나 다음 달 김장용 김치를 낮은 가격에 대량 공급할 예정이어서 김장 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추가격 고공행진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격(특품 기준)은 지난달 26일 포기당 3370원에서 이달 10일 3140원까지 하락했다가 중국산 배추 기생충 보도 영향으로 24일 3530원으로 올랐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배추 경락가격(5t 특품)은 지난달 26일 557만5000원에서 이달 17일 814만5000원까지 오른 후 24일 현재 698만원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시세는 지난해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수준.유통업계는 이에 대해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국산 김치 수요가 늘어난 데다 고랭지 배추의 끝물이 나오는 계절적 공급 공백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할인점 물량 대량 방출
이마트 롯데마트 GS마트 홈플러스 까르푸 월마트 등 6대 할인점은 다음 달 15일을 전후해 김장철 배추 판매행사를 갖는다.
이들이 확보한 김장배추는 작년보다 40% 정도 증가한 총 500만 포기 정도.공급가격은 포기당 1000원 중후반 선으로 4000원대에 육박하는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격의 30%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행사기간 중 준비한 100만 포기를 포기당 1000원 미만의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을 예정이다.
조정욱 롯데마트 야채담당 MD는 "작년 배추가격 폭락으로 올해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해 지난 9월에 이미 전라·경상지역에서 계약재배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한정판매와 정상 판매로 나눠 판촉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정판매의 경우 물량은 많지 않지만 작년 수준인 1000원에 공급해 기선제압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나머지 물량은 다음 달 중순 시세(가락농수산물 시장의 배추가격)보다 저렴하게 팔 예정이다.
이마트 야채담당 바이어는 "계약재배로 물량을 확보해 가격경쟁력이 있다"며 "행사기간 중 가격인하 경쟁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보다 30% 이상 행사 물량을 늘린 홈플러스 GS마트 등 다른 할인점은 1000원대 중후반에 공급할 계획이다.
◆김장 배추 공급 감소 없어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지난해 1만3858ha보다 17% 정도 줄어든 1만1500ha.하지만 작황이 좋아 김장철에는 배추 공급 부족 현상이 없을 것이라는 게 할인점 바이어들의 전망이다.
최 욱 홈플러스 야채담당 바이어는 "야채 재배 특성상 가격이 폭락한 다음해에는 재배 가구가 줄어든다"며 "가격폭락을 야기한 초과 공급분이 올해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김치파동 여파로 국내 식당들의 중국산 대체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조정욱 바이어는 "중국산을 사용하는 식당들은 수지를 맞출 수 없어 높은 가격으로 국산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박동휘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