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춥고 비오면 문 못열어..단점도 많아"..발코니 확장해서 살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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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를 확장해 집을 넓게 쓸 수 있게 된 것은 좋은데 겨울에 너무 춥습니다."
발코니 확장이 붐을 일으킬 조짐이지만 정작 발코니를 넓혀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단점도 적지 않다며 신중을 기할 것을 권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아파트 35평형에 거주하는 유승학씨(40)는 지난해 이사오면서 집을 넓게 쓰기 위해 거실쪽 발코니를 확장했다.
단열과 결로 방지를 위해 이중창호를 댔으나 지난 겨울엔 추위에 떨어야 했다.
옛날 집 거실에선 겨울에 속옷 바람으로 다녔지만 지금은 옷을 껴입어야 한다.
양천구 목동에 사는 임세정씨(34)는 결로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거실쪽 발코니를 확장했는데 안방 벽쪽에 심한 결로현상이 나타나 고생하고 있다.
결로현상이 반복되면서 곰팡이까지 생겨 안방 벽이 검게 변했다.
6살짜리 자녀가 있는 임씨는 결로로 인해 생긴 곰팡이가 아이의 천식이나 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다는 뉴스에 여간 걱정이 아니다.
광진구 광장동 현대아파트 33평형에 살고 있는 송철수씨(43)는 "겨울에 추운 것도 문제지만 비올 때 문을 못 여는 것도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창문이 외벽이나 마찬가지여서 아이들 안전문제도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혹시 불이라도 나면 대피할 곳이 없다는 점을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발코니를 확장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김권수씨(39·노원구 하계동 벽산아파트 31평형)는 "무엇보다 집을 넓게 쓸 수 있고 추위도 충분히 참을 만한 수준이어서 확장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박기정씨(37·인천시 만수동 벽산아파트)는 "겨울엔 거실 전체가 춥고 수납 공간이 부족해지는 단점도 있어 다시는 확장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택건설업체들은 발코니를 확장한 아파트에서 추위와 결로에 대한 불만이 많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현재의 기술로는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긴 어렵다고 토로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난방장치를 아무리 잘 하더라도 열을 아래위로 빼앗기게 된다"며 "확장으로 생기는 문제를 100%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발코니를 확장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거실이나 작은방 쪽은 확장하지만 안방쪽은 넓히지 않는 추세다.
이는 빨래를 널거나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도 고려한 것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