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부동산 투자] 집값 '하락 터널'로..."서둘지는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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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이 8·31대책과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급랭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가수요가 사라지면서 미분양이 속출해 건설업체들이 신규 분양을 뒤로 미루고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까지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던 집값도 8월 대책 이후 두달째 하락세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아파트들의 경우 집값이 최근 2개월 사이에 5~10% 이상 빠졌다.
주상복합·오피스텔시장에 부는 찬 바람은 강도가 더 세다.
입지여건에 관계없이 신규분양 계약률은 한자릿수를 맴돈다.
토지시장도 8월 대책으로 큰 타격을 받아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상가시장은 갈수록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실수요자와 소규모 투자자들의 접근이 쉬운 단지 내 상가는 특히 인기가 높다.
◆내년 상반기부터 '내집마련'에 도전하라
지금의 집값 하락세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무주택 서민들은 이 기간에 가격동향과 매물상황 등을 주시하면서 내집마련에 나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부동산 전문가들은 8월 대책으로 재건축 아파트와 토지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파트시장도 각종 세금을 실거래가 기준으로 부과함에 따라 거래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쳤다.
실수요자들은 신규분양,기존 주택 매입,재건축·재개발 지분 매입,경매참여 등 각자 여건에 맞는 방식을 찾는 게 좋다.
신규 분양에서는 화성 동탄,하남 풍산 등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물량에 주목하는 게 좋다.
재건축 지분 매입의 경우 현재 가격이 내림세인 데다 매물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여유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재건축 아파트는 당분간 정부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희박해 내년 초까지 하락세가 심화될 전망이다.
재건축 단지는 사업기간이 5년 이상으로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한다.
뉴타운 등 개발 호재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발 지분 매입을 노리는 것도 좋다.
다만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투자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경매시장도 주목 대상
경매는 8월 대책과 관계가 없는 데다 값도 시세보다 저렴해서 실수요자들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히 최근엔 1가구2주택 세금강화 등으로 경매시장에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최근 들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강남권 아파트는 경매시장에서 입찰경쟁률이 수십 대 1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엔 응찰자가 2~5명에 불과하고 낙찰가도 70~80%대로 떨어지고 있다.
아파트는 8월 대책이 나온 이후 재건축 아파트의 하락폭이 커지고 있어 감정가와 시세를 비교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 값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감정 평가된 물건은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입찰가 결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뉴타운 후보지 등 개발호재가 기대되는 다세대나 연립,근린상가 등의 경매도 노려볼 만하다.
이들 물건은 인기가 높아져 최근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올라가는 추세다.
따라서 여러번 유찰된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가격 경쟁력면에서 유리하다.
다가구주택이나 근린상가 등은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이 많기 때문에 입찰 참가 전에 꼼꼼히 살펴보고 나서야 한다.
다만 아파트와 주택은 내년부터 개인 간의 주택 거래세율이 현재 4.0%에서 2.85%로 대폭 낮아지지만 경매로 취득한 주택은 개인 간 거래로 인정되지 않아 거래세율이 4.6%로 변동이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단지 내 상가는 '나홀로' 호황
8·31 대책을 피해간 상가시장은 당초 활기를 띨 것이란 예상이 강했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규모가 큰 테마상가와 근린상가 등은 공급과잉에 경기침체가 겹쳐 단기에 활성화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내 상가만큼은 투자열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주공이 분양한 단지 내 상가는 입찰경쟁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했고 최고 낙찰가율이 200%대에 달했다.
청계천 복원에 따른 환경개선 영향으로 도심의 일부 상권들도 몸값이 뛰었다.
서울 동대문 상권의 경우 청계천 복원 호재로 지난 3분기엔 임대료와 권리금이 각각 1.01%와 7.6% 뛰었다.
테마상가들도 미약하지만 계약률이 높아지고 있다.
◆업무용 빌딩 시장도 관심 대상
오피스빌딩도 8월 대책 이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는 수익형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양도세와 종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30억~70억원 정도의 중소형 빌딩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소형 빌딩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6% 안팎이지만 종합부동산세(사업용토지 40억원 초과 대상)를 내지 않아도 된다.
양도세도 9~36% 정도의 단일세율이 적용돼 아파트보다는 부담이 적다.
지역별로는 서울 도심과 강남·여의도 등 중심업무지역과 최근 개발이 활발한 용산구 동작구 등도 괜찮다.
첨단산업지역으로 급부상한 구로·금천구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뉴타운사업과 청계천 복원으로 강북 도심권 빌딩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다만 오피스빌딩은 지역이나 상품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기 때문에 입지 빌딩상태 편의시설 등의 조건을 잘 따져서 접근해야한다.
오피스빌딩은 연간 투자수익률이 9~10% 정도면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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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체기 新투자전략 ]
1. 수익률 낮춰잡고 실수요자 입장 접근
앞으로는 세제강화로 인해 부동산 시세차익과 수익률이 낮아진다.
양도차익 위주에서 임대수익 좋은 상품으로 투자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주택이든 상가든 실수요자 입장의 접근이 바뀌어야 한다.
2. 포트폴리오의 전면 재조정
고령화 급진전,경제규모 확대,성장잠재력 둔화 등으로 거래비용과 보유비용이 높은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 선호경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따라서 저축,연금,주식,채권,부동산 등의 비중을 고르게 재조정하는 것이 현명.
3. 금리인상 대비
최근 5년 동안 저금리 지속으로 부동산시장에 유동자금이 몰리면서 가격 급등 초래.앞으로는 현재의 저금리 시대가 종료되고 금리인상이 예상됨.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4. 장기투자로 패러다임 전환
세제강화로 양도차익이 급감하기 때문에 향후엔 대출비율 줄여야 수익률 높아진다.
무리한 대출투자로 대박 노리다간 세금폭탄만 맞는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여유자금으로 단기투자에서 장기투자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