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전세물량 늘고..용인 수요 크게 줄어


수도권 전세시장 불안의 진앙지였던 분당과 용인의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8·31 부동산대책' 발표 전후로 고공 행진을 계속하던 두 지역의 전세가격 상승률이 지난주 '제로(0%)'를 기록하는 등 전셋값 급등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분당은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전세 물량이 하나 둘씩 풀리면서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 반면 용인은 전세 수요가 눈에 띄게 줄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호가가 하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분당 '물량 증가' vs 용인 '수요 감소'
분당 서현동 삼성아파트 32평형 전셋값은 현재 2억6000만원 선으로 지난달 말 이후 가격 변동이 없는 상태다.


이매동 풍림아파트 37평형도 지난 6월 이전보다 3000만원 오른 2억7000만원 선에서 오름세가 멈췄다.


서현동 K공인 관계자는 "전세 수요는 꾸준하지만 이달 들어 전세 물량이 조금씩 나오면서 전셋값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급매 물건을 잡은 전세 세입자들이 이사 가거나 전셋값 부담을 못 견디는 주민들이 주변 지역으로 밀려 나가면서 전세 물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의 전셋값 상승 둔화는 분당과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을 이사철 종료와 함께 전세 수요가 급감하면서 전세 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용인 신봉동 LG자이 33평형 전세는 1억5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따라붙지 않아 500만원 호가를 낮춘 물량도 나오고 있다.

◆향후 전셋값 전망은 엇갈려


향후 두 지역의 전셋값 향방에 대한 현지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분당의 경우 여전히 전세 수요가 많아 전셋값이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겨울 이사철이 시작되는 오는 12월 중순 이후 다시 한번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는 달리 용인 전셋값은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봉동 등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입주 2년차에 접어들면서 전세 물량이 많이 돌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연말부터 용인 동백지구에서 8000여가구가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