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끝났다] 내년 상반기 5.5%까지 상승 전망


채권 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가 1년10개월 만에 5%대를 넘어선 것은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로 채권매수 심리가 극도로 취약해진 상태에서 전날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뛴 데 따른 것이다.


3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4.4%를 기록하며 경기 회복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채권금리 인상을 부채질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상승 추세가 지속,채권 금리가 최고 5.5%까지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국내 경기회복도 점차 가속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경기회복과 미 금리 인상 여파


채권 금리는 지난 9월 이후 꾸준한 상승 흐름을 탔다.


9월 초 4%대 초반이던 채권 금리는 근 두 달 만에 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미국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부터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기 때문이다.


한은 채권시장팀 관계자는 "채권 금리가 5%대를 넘어선 것은 최근의 상승 흐름에다 3분기 경제성장률 호조,전날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등의 재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지난 11일 콜금리 인상 이후 연내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란 게 시장의 컨센서스였다"며 "그러나 3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자 콜금리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어 채권 금리가 최근 며칠간 상승 흐름을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3분기 성장률은 4.4%로 시장의 기대치보다 높진 않았지만 민간소비 회복세가 한은의 당초 전망치(하반기 3.5%)보다 다소 높은 4.0%에 달했고 2분기 중 한자릿수로 떨어졌던 수출 증가율이 3분기 13.5%로 크게 올라감에 따라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갈수록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최고 5.5%


시중 금리의 상승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날 채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채권금리폴'에서 대부분의 채권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가 내년 상반기에는 최고 5.5%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외적으로 미국 금리인상 행진이 내년 초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국내 경기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복세를 확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채권수급 면에서도 정부가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발행 물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반면 채권매수세 실종 등으로 공급 우위의 수급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는 점도 채권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내년 6월 말 이후 채권금리 향방에 대해서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과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내년 6월 말 이후 채권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세가 미약할 것이라고 보는 반면 6%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 전문가는 성장률이 잠재수준으로 높아지고 물가상승률도 3%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금리 상승세에 따라 추가적인 콜금리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부분 채권 전문가들은 현재 3.5%인 콜금리가 4% 수준까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유신 굿모닝 신한증권 부사장은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워낙 강해 앞으로 콜금리는 한 단계 인상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봐 다른 전문가들과 대조를 이뤘다.


한상춘 논설위원·김동윤 기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