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내년 1월까진 외국인 다시 돌아올것"


"한국 기업의 경영진에 대한 신뢰는 매우 높아졌지만 노사문제는 여전히 한국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매튜 커크비 ABN암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수합병(M&A) 및 주식발행부문 대표는 한국에 투자하려는 외국인들이 가장 걸림돌로 생각하는 것을 노사문제로 꼽았다.
반면 한국 기업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는 과거 5년간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이 소니처럼 '창의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 대부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한국 경영진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커크비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차익실현을 하고 있지만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다시 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한국은 여전히 다른 시장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퇴직연금 도입 등으로 국내 주식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의 M&A시장이 향후 2~3년간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커크비 대표는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의 영업확대를 꾀하는 기업들이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사모투자회사(PEF)들의 급증도 M&A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서만 투자기회를 노리고 있는 PEF 규모가 1000억달러(100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 금융구조조정 차원에서의 M&A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일반 산업분야에서의 M&A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M&A의 성격 자체가 변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 통신 물류 에너지 분야를 유망분야로 꼽았다.
그는 한국의 '토종' PEF들의 전망에 대해 "외국계가 돈을 벌어간다는 부정적 정서에서 자유롭고 국내 은행들이 많이 참여해 계약을 따내는 데 유리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가장 대표적인 보고펀드의 규모도 아직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외국계 PEF와 큰 건을 놓고 겨룰 수 있을 때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커크비 대표는 "한국은 중국 인도 대만과 함께 아시아 핵심 전략지역 중 하나"라며 향후 한국에서의 영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BN암로는 올해 10억달러 규모의 SK텔레콤 해외주식예탁증서(ADR) 매각과 22억달러 규모의 LG필립스LCD ADR 발행 및 구주매출 공동주간사 업무를 담당하는 등 투자은행(IB)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홍콩=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