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니아, 한국을 아시아 생산거점으로 … 내달 시범생산


세계 4위 트럭 제조업체인 스웨덴의 스카니아가 한국을 아시아 생산거점으로 육성,국내에서 생산한 트럭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지역으로 수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근 국내외 기업들의 '탈 한국' 추세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케이스다.
이는 행정수도 기업도시 혁신도시 건설 등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국내 대형트럭 수요가 늘어날 전망인데다 지리적 여건 및 투자 요건 등에서 한국이 주변국보다 낫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상원 스카니아코리아 사장은 30일 "한국을 아시아생산 허브로 키운다는 본사 계획에 따라 경남 사천시 진사공장을 반제품 조립생산(SKD·Semi Knock Down) 시스템으로 전환키로 했다"며 "다음달부터 주요 부품을 들여와 24t 덤프트럭과 대형 트랙터를 시범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3년 완공된 진사공장은 지금까지 스웨덴 브라질 등지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들여온 뒤 국내 법규에 맞게 덤프박스 등을 설치하는 미세 조정작업만 해왔다.
스카니아코리아는 국내 24t 이상 트럭 시장 및 대형 트랙터 시장에서 각각 23%의 점유율로 현대자동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1206대.


이 사장은 한국을 아시아 생산허브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탄탄한 내수시장을 갖춘데다 지리적으로 아시아 주요지역에 수출하기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단독 투자를 원하는 스카니아 방침과 달리 합작법인을 설립해야 하는 만큼 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데다 아직 고급 트럭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일단 배제됐다.


스카니아코리아는 다음달 시범 생산된 차량의 품질 수준과 생산비용,물류비 등을 파악한 뒤 조립생산 규모와 추가 투자규모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시범생산 결과 진사공장이 수출기지로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면 3000만달러 이상을 추가 투입,SKD에 비해 현지 조립공정이 훨씬 많은 KD(Knock Down) 방식으로 생산시스템을 다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진사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5000대 이상 확대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스카니아코리아는 이를 위해 현 공장(3만평) 옆에 3만평 부지를 추가 확보해둔 상태다.


이 사장은 생산규모 증가 근거로 △행정수도 건설 대형 토목공사 계획에 따라 한국 내 트럭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늘어난 전망인데다 △일본내 판매망 정비작업이 조만간 마무리되며 △중국에선 적은 초기자금으로 대형 트럭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할부금융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이 사장은 "현지 조립생산 체제로 바뀌면 생산량 조절이 가능한 만큼 재고관리가 용이해지고 제품 사양을 현지인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연말께 국내 트럭업계 최초로 중고차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현재 시중에 돌아다니는 스카니아 트럭 1만2000여대중 매년 200~300대를 사들여 개보수후 재판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