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시공 後분양 아파트 본격 나온다

주택 시장에 선시공·후분양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업 시작부터 땅값과 건축비를 금융회사로부터 조달받아 아파트를 준공한 뒤 분양하는 아파트가 조만간 등장 할 예정이다. 31일 주택금융공사와 국민은행에 따르면 중앙건설 금광기업 등 2개 건설사는 최근 선시공·후분양을 위해 국민은행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을 조달받았다. 중앙건설의 경우 지난 6월 김해 율하지구 아파트(1350가구 규모) 후분양을 위해 1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했다. 금광기업도 지난 9월 용인시 천리 은화삼CC 인근의 500가구 규모 아파트를 선시공·후분양하기 위해 국민은행과 600억원의 PF 약정을 체결했다. 이들 단지는 골조의 3분의 2 정도가 올라가는 시점에서 일반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25층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착공 후 1년3개월가량 지난 시점에 분양이 이뤄진다. 국민은행의 경우 현재 10건 정도의 선시공·후분양 아파트 PF 대출을 검토 중이다. 이로써 앞으로도 선시공·후분양 아파트 공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와 국민은행은 선시공·후분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4월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고 국민은행이 PF 자금을 공급하는 'PF 보증 상품'을 내놨다. 아직 재건축아파트 외엔 선시공·후분양을 할 필요가 없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후분양제를 정착시킬 방침이지만 현재는 택지개발지구에서 시범 사업을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PF보증 상품이 등장함으로써 민간 부문에서 자발적으로 후분양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침체된 아파트 분양 시장과 무관치 않다. 주택공급 업체들이 차라리 상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분양에 더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