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새 총무원장 지관 스님 "사회위한 자비 적극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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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경륜과 원력을 바탕으로 안으로는 수행 종풍을 진작하여 승가의 위의와 질서를 확립하고 밖으로는 국민의 정신을 향도하고 도덕과 가치관을 이끌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1일 제32대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정련 스님(부산 내원정사 주지)을 누르고 당선된 지관(智冠·73·가산불교문화연구원 이사장) 스님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도공 스님으로부터 당선증을 건네받고 조계사 대웅전에 참배했다.
지관 스님은 이어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종단 화합과 안정의 확고한 기틀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단의 대표적 학승(學僧)으로 꼽히는 지관 스님은 1947년 해인사에서 당대 최고 율사(律師)였던 자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경남대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조계종 중앙종회의원(2선)과 부의장,동국학원 이사와 감사,동국대 총장,문화공보부 문화재 위원 등을 역임했다. 1982년부터 불교대백과사전 편찬을 발원,총 15권 중 7권의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을 발간했고 '역대고승비문총서'와 '한국불교문화사상사'도 출간했다.
다음은 지관 스님과 일문일답.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한 방안은.
"조계종은 1962년 통합 종단 출범 이후 94년과 98년 두 차례에 걸쳐 분규를 겪으면서 멸빈(승적을 박탈당함)의 징계를 당한 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근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이 분들의 징계를 풀어 종단을 위해 함께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멸빈 승려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원로 스님들의 종지를 모아야 하고 종회가 여기에 뜻을 같이 해야 한다. 반대하는 분들에게는 간곡히 요청하고 이해를 구해 정해진 절차를 밟아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
-출마 기자회견부터 줄곧 수행과 전법을 강조해 왔는데.
"우리 종단은 과거에 비해 대형 불사에 치우친 감이 있다. 절을 짓고 확충하는 등 모양새에 더 많이 신경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수행이나 성보문화재 등 정신적인 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해외에 한국불교를 더 많이 알리는 길이고 국위선양하는 길이다. 앞으로 외형 불사를 줄이더라도 이 부분(수행 등 정신적인 면)을 확충해 나갈 생각이다."
-장기기증에 대한 생각은.
"법장 스님이 열반 후 장기기증을 하면서 다비식 없는 장례가 치러졌지만 장기기증과 다비(불교식 화장)가 배치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장기기증 서약을 하지 않았지만 장기기증을 권장해나갈 생각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