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빌 것이 너무 많다"..오체투지로 라싸까지

새까만 얼굴에 땀과 흙이 범벅이 된 사람들이 길을 걷는다. 세 걸음을 걷고 합장한 두 손을 머리 위로 높이 들었다 땅을 짚고 온 몸을 땅에 던진다. 두 팔꿈치와 양 무릎,이마를 땅에 대며 무엇을 발원하고 있을까. 라싸로 향하는 길에는 이처럼 오체투지(五體投地)로 라싸까지 가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난다. 창두에서 멀지 않은 바쑤(八宿)에서 만난 3명의 젊은이는 쓰촨성 더거에서 이곳까지 3개월째 오체투지로 왔다고 했다. 형 준비(27)와 동생 우즈충(21),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동생(19)이 그들.마흔한 살 때 오체투지로 라싸에 다녀왔다는 어머니 아야(58)도 이불과 취사도구 등을 싣고 이들의 오체투지를 뒷바라지하며 함께 가고 있다. 무엇 때문에 이런 고행을 하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이들은 "모두가 행복하도록 빌기 위해 라싸에 간다"고 설명했다. 누장(怒江) 대협곡 근처에서 만난 3명의 남자 자파(33)와 위안지자(37),야팔(52)은 8개월째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사람들.하루에 걷는 거리는 5~8km에 불과하지만 라싸까지 가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이들은 "라싸에 가서 빌 것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가족의 건강과 안녕에서 다음 생(生)에 대한 바람까지….그래서일까. 몸은 흙과 땀에 절었지만 눈빛은 맑고 표정은 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