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중남미 순방 발걸음 무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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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은 4∼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해변휴양지인 마르 델 플라타에서 열리는 제4차 미주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7일까지 브라질과 파나마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당초 미주기구(OSA) 회원국인 34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아르헨티나 정상회담에서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도입 방안을 가장 역점적으로 다루고 싶어했다.
그러나 상당수 국가들의 반대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FTAA 문제에 관련해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사사건건 부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최근 "부시가 FTAA를 되살리려 할 것이 분명하다"며 "그러나 FTAA는 이미 죽었고 매장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FTAA의 무효화에 진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 스스로도 중남미 언론과 가진 회견에서 "FTAA 협상이 현재 중단돼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아젠다 협상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해 FTAA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차베스 대통령을 직접 대면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부시를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라고 혹평해온 차베스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시에게 외교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 벼르고 있어 두 사람의 만남이 벌써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부시 대통령을 맞는 남미의 분위기도 환영보다는 비판 일색이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에 치중하느라 중남미 사람들의 민생문제를 외면했다는 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5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반미시위가 준비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남미에 팽배한 반미 감정에 대해 "내가 내린 결정에 모두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고 있으며 중남미에서만 특별히 그런건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그의 중남미 3개국 순방은 이른바 '리크게이트' 등으로 궁지에 몰린 국내 상황 못지않게 험난한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