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 뉴질랜드 조림지 가보니… '꿩먹고 알먹고'

뉴질랜드 기스본공항에서 북서쪽으로 50㎞ 지점. 1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가다 국도가 끊기는 지점에 4륜구동 트럭이 기다리고 있었다. 30분 가량 비포장도로를 타고 10여개의 산을 넘어가니 '방가투로드'라는 작은 이정표와 철책이 보인다. 한솔홈데코의 현지법인인 한솔뉴질랜드의 조림지가 시작되는 곳이다. 산 정상에 올라가면 산허리 부분에 군데 군데 짙은 초록색 뭉치들이 눈에 들어온다. 6∼7m높이의 소나무가 1.5m간격을 두고 빼곡하게 심어져 있는 블럭이다. 이런 소나무 블럭이 산 전체에 32곳 있다. 전체 조림면적은 약 9천㏊(2700만평)다. 여의도 면적의 10배 크기이고 상암 월드컵경기장 9000개를 모아놓은 규모다. 한솔뉴질랜드 찰리 나타 필드관리자는 "2000년에 1000여명의 현지 주민들과 함께 2년동안 여기 나무들을 직접 심었다"며 "마치 내 자식들이 자라는 것처럼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솔뉴질랜드가 세워진 것은 지난 1996년.인테리어용 목재 생산업체인 한솔홈데코는 당시 세계 산림보유국들이 앞다퉈 열대림 등의 나무를 무차별적으로 벌목하자 가까운 미래에 산림자원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 곳에서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기스본 지역의 마오리부족 임업기업인 NPWFL사로부터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한솔홈데코가 나무를 직접 심어 관리,판매하는 형태다. 조림을 시작한지 10년째인 요즘 한솔홈데코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지난 2월 러시아가 교토의정서를 비준한 이후 조림사업이 갖는 '탄소배출권'의 가치가 크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뉴질랜드 정부부터 한솔뉴질랜드의 탄소배출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솔뉴질랜드 안민수 법인장은 "뉴질랜드 총선에서 2008년부터 탄소세를 부과하겠다는 노동당이 승리함에 따라 최근 뉴질랜드 정부와 탄소배출권 매각을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조림지의 탄소배출권 매각을 통한 수입은 1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스본=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