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물 재활용으로 기업 공생시대] 덴마크 칼룬보르 단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북서쪽으로 130km 정도 올라가면 칼룬보르라는 작은 항구도시가 나타난다.


인구 2만명이 사는 이곳은 유난히 빨간지붕 주택들이 많은 아주 한적한 도시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포프루에 교회를 제외하곤 그다지 볼만한 구경거리조차 없다.


그러나 이 도시 외곽에 있는 칼룬보르 생태산업단지(Kalundborg Eco-Industrial Park)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단이다.


이 단지에 들어가보면 높이 선 굴뚝과 거대한 정유공장 플랜트가 여느 산업단지와 그다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단지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단지에서는 폐기물이나 오수를 외부로 전혀 내보내지 않는다.


이 단지는 지난 1980년대 초반부터 노보노르디스크제약공장 스타토일정유공장 기포르크석고보드공장 아스나에스석탄화력발전소 등 4개 공장이 서로 연계해 한 공장의 폐기물을 다른 공장에서 원자재로 활용하는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이 연결고리는 빨강색 또는 노랑색 파이프로 연결돼 있다.


먼저 정유업체는 이곳에서 나오는 탈황가스를 파이프를 통해 화력발전소에 연료로 공급한다.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황산칼슘은 석고보드 공장의 원료로 쓴다.
또 제약(인슐린)업체에서 나오는 슬러지는 칼룬드버그 인근 농장의 비료로 사용하고 화학발전소에서 뿜어나오는 증기열은 인슐린 제조에너지로 쓰인다.


이 방법을 통해 칼룬보르 단지는 연간 60만t의 공업용수를 절감했다.


4만5000t의 석유도 절감했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온수로 칼룬보르 시내의 4500여가구의 주택과 아파트에 온수를 공급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입주기업들은 지금까지 평균 1000만달러 상당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평가됐다.


칼룬보르 생태단지가 대성공을 거두자 세계 각국들도 경쟁적으로 에코단지 조성에 나서고 있다.
칼룬보르에서 출발한 '생태바람'이 지구촌 산업단지들을 푸르게 물들여가고 있는 것이다.


칼룬보르(덴마크)=이치구 한국경제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