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E, 부동산 투자로 '떼돈' 번다

미국을 대표하는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이 부동산 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GE는 부동산 투자 법인인 GE 커머셜 파이낸스 리얼이스테이트를 통해 부동산 매매 및 임대로 지난해 10억달러(1조500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비즈니스 위크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는 미국 거대 부동산 투자 회사인 샘 젤 부동산투자신탁이 벌어들인 수익의 7배가 넘는 규모로 GE 그룹 전체 수익의 7%를 차지하고 있다. 북미 유럽 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전 세계에 갖고 있는 부동산만 해도 7500건이며 시가로는 480억달러(50조4000억원)에 달한다. 상업용 빌딩과 쇼핑센터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지만 아파트 창고 주차장 호텔 등도 수익성이 있다 싶으면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12년간 연평균 25%가 넘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렸다. 제조업체인 GE가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것은 30년 전이다. 초기에는 부동산 임대,부동산 관련 대출 업무를 주로 했지만 최근 10여년 동안에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공격적인 매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GE의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높은 비결 중 하나는 현지화 전략이다. GE는 현장 답사를 통해 현지 사정을 꿰뚫은 후 부동산을 매입한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700여명의 현지인들을 채용하고 있다. 또 다른 비결은 값싼 부동산을 적기에 인수하는 것이다. 1980년대 말 부동산 거품 붕괴로 너나 없이 부동산을 처분할 때 GE는 비교적 싼 값에 플로리다의 쇼핑센터,뉴저지의 아파트,샌프란시스코의 사무용 건물 등을 사들였다. 덕분에 1990년대 초 GE는 미국 내에서 부실 부동산의 최대 구매자로 떠올랐다. 앞으로는 정점에 달한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시장에서 서서히 발을 빼는 대신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마켓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2년간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 부동산 시장에 50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지난해 GE가 부동산 부문에서 거둔 순이익의 54%도 미국 외의 지역에서 나왔다. 이는 지난 1999년 해외 순이익 비중(22%)보다 배 이상 높은 것이다. GE는 GE 리얼이스테이트라는 법인을 통해 한국 내 부동산에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 점포 39개를 약 2000억원에 일괄 매입했고 지난 9월에는 국민연금과 공동으로 서울 을지로 입구 내외빌딩도 사들였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