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들, M&A 왜 나서나


금융지주회사들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행 은행법상 은행의 자회사 출자총액 한도는 자기자본의 30%로 제한돼 있다.
반면 금융지주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다.


동일한 자기자본으로 은행보다 금융지주가 더 많은 실탄을 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03년 9월 신한금융그룹이 조흥은행을 인수할 때 지주회사가 톡톡히 역할을 했다.
당시 자기자본 3조5000억원이었던 신한은행은 출자한도 제한으로 조흥은행(매각가격 3조3000억원)을 인수할 수 없었다.


물론 양사 간 주식교환을 통한 M&A는 가능했지만 신한지주는 합병 대신 지주회사를 통한 선인수·후합병 전략을 선택했다.


신한지주는 조흥은행 인수를 위한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인수대금의 49%에 이르는 1조6400억원어치의 상환우선주(배당을 지급하면서 일정 기간 경과 후 채권으로 전환되는 주식으로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를 발행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출범 후 곧바로 유상증자 또는 상환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대폭 확충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이 "2개 이상의 해외 유수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LG카드 인수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도 막강한 실탄을 자랑한다.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금융의 자기자본은 8조2275억원이다.


자회사 출자금액이 4조9365억원이어서 추가로 3조9910억원의 실탄을 쏠 수 있다.


금융계는 "LG카드 지분 51%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2조8000억원(현 주가 기준) 수준이어서 우리금융이 마음만 먹으면 LG카드를 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지주 역시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