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은차 큰싸움' 불붙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소형차 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고유가로 연료비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싸고 연비가 높은 차'를 선호하면서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소형차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CNN머니는 자동차업체들이 소형차가 매출과 수익 증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소형차의 주요 구매계층인 젊은 세대를 영원한 고객으로 붙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9일 보도했다.



◆일본 '빅3'가 점화
소형차 전쟁은 일본 자동차 '빅3'가 촉발시켰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주 소형차 야리스를 미국 시장에서 선보였다.


도요타의 인기모델 코롤라보다 약간 작고 값이 싼 야리스는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판매돼왔다.
혼다와 닛산도 미국 외의 지역에서 판매해온 소형차 모델인 피트와 베르사를 조만간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USA투데이는 일본 소형차 트리오가 연료비 걱정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포드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도 소형차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각각 엑센트와 리오를 앞세워 미국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같은 외국업체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맞서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내년에 새롭게 디자인한 소형차 아베오를 미국 시장에서 판매키로 결정,수성에 나섰다.


CNN머니는 아베오의 판매가격이 1만달러 미만이고 미 환경보호국(EPA)의 조사 결과 1ℓ로 14.9km를 달릴 만큼 연비가 뛰어나다며 소형차 판매의 핵심 경쟁력인 낮은 가격과 높은 연비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일본 빅3의 소형차들은 판매가격이 1만2000달러 수준이고 자체 조사한 연비는 휘발유 1ℓ당 17.0km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차로 영원한 고객 확보 경쟁


자동차업체들이 소형차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한번 자사의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은 나중에 더 큰 자동차를 살 때도 같은 브랜드의 차를 선호할 것이란 계산 때문이다.


값싼 소형차로 인연을 맺은 고객에게 중형차와 대형차도 쉽게 팔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PIN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의 엑센트를 산 고객의 23.1%는 다시 현대차의 엘란트라를 구매했다.


또 GM 고객 16.2%도 소형차를 중형차로 바꿀 때 역시 GM 브랜드의 차를 샀다.


USA투데이는 이 수치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자동차업계에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소형차가 고객의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전통적으로 실내공간이 넓고 편안한 차를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소형차의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