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하나지주, 외환銀.LG카드 인수 공방


외환은행과 LG카드를 둘러싼 금융회사 간 인수·합병(M&A) 경쟁은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3대 지주 회사끼리의 공방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10일 월례조회에서 인수·합병이 아닌 자체 성장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에는 관심이 없지만 LG카드를 노리고 있다는 게 금융계의 해석이다.


이에 앞서 김종열 하나은행장도 지난 9일 외환은행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인호 신한지주 사장도 최근 LG카드 인수 의사를 재확인한 반면 외환은행에 대해선 별다른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동상이몽


우리 신한 하나금융은 '리딩 금융그룹'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성장전략을 택했다.


하나은행의 지난 6월 말 현재 총자산 규모는 99조5000억원으로 대한투자증권 등 계열사를 합친 하나금융의 자산 규모도 104조원 수준이다.


이는 국민(198조원),신한금융(신한·조흥 포함 189조원),우리금융(146조원)에 한참 밀린다.
가만히 있다가는 리딩뱅크 싸움에서 탈락할 것이 뻔하다.


반면 하나금융이 외환은행(73조원)을 인수할 경우 177조원의 자산 규모에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지점망(832개)과 네 번째로 큰 카드자산(4조3000억원·회원 수 1000만명)을 보유하게 된다.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리딩 금융그룹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LG카드를 택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신한·조흥이 합병하면 자산순위 3위로 떨어지는 데다 카드부문 시장점유율이 5.4%에 그친다.


우리금융이 LG카드(자산 11조원)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규모 157조원으로 2위인 신한금융을 압박하며 국민 등과 함께 확고한 '빅 3' 구도를 형성하는 데다 열세인 카드부문을 단숨에 강화할 수 있다.


신한금융도 신한·조흥은행 합병으로 은행부문의 규모는 달성하지만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핵심과제로 남음에 따라 LG카드 인수에 적극적이다.



◆동병상련


인수자금과 주주동의 문제를 둘러싸고는 우리 신한 하나 모두 '동병상련'의 처지다.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외환은행과 LG카드의 몸값은 모두에 부담스럽다.


외환은행에 대한 론스타 보유지분 50.53%를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최소 4조원에 달한다.


LG카드의 시가총액도 4조8000억원에 달해 50%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엔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쳐 3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종열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주가가 4 대 1,장부상 순자산가치는 5 대 1 정도"라며 "주가와 장부의 차이 때문에 하나은행 주주 입장에선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합병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인호 사장도 "LG카드의 값이 고평가돼 있어 세심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