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창업투자회사 '최하위 등급' ‥ 특감 통해 퇴출 유도
입력
수정
한림창업투자 벤처플러스 등 12개 창업투자회사가 정부 평가에서 가장 낮은 E등급을 받았다. 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창투사 중 최상위인 A등급은 절반에 그쳤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이 102개 등록 창투사에 대해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업무운용 및 재무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12개 사가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E등급 회사는 한림창투 벤처플러스 문화창업투자 씨씨아이기술금융 한솔아이벤처스 프라임벤처캐피탈 한능벤처기술투자 에스디벤처캐피탈 와이비파트너스 알파인기술투자 아이앤디창업투자 케이브이씨창업투자 등이다.
반면 평소 공격적으로 벤처투자 등에 나섰던 창투사들은 대부분 좋은 성적을 받았다. LG벤처투자 우리기술투자 스틱IT투자 일신창업투자 등 25개사가 최상위 등급인 A등급으로 평가됐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창투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한미창업투자 한국기술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옛 동원창업투자) 바이넥스트창업투자 등은 종합 평점에서 A등급을 받아낸 반면 한림창투를 비롯해 무한투자 한국창투 등 6개사는 A등급에 들지 못했다.
가장 높은 점수는 올해 모태펀드 자금을 유치,300억원 규모의 창업초기기업펀드를 결성한 LG벤처투자가 받았다. 한림창투는 불성실 공시법인에 지정되는 등의 이유로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과는 중기청과 평가주관사인 한국벤처투자,외부용역사인 네모파트너즈가 창투사들의 올 상반기 재무제표를 토대로 현장실사를 벌여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들은 △경영상태 △조합결성 및 운영성과 △운용 인력 △투명성 및 위험관리 △법규위반 여부 등 5가지 영역에 대해 채점한 뒤 가중치를 부여,종합점수를 냈다.
중기청은 당초 A등급을 받은 회사를 '클린 창투사'로 선정해 일반에 공개하고 홍보활동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창투업계의 거센 반발로 공개하지 않고 개별 창투사에 성적을 통보했다. 중기청은 그러나 최하위 등급을 받은 창투사들에 대해서는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등 등록취소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시장퇴출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평가결과를 정부와 기관투자가의 벤처 투자조합 출자 때 심사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중기청의 모태펀드를 운용 중인 한국벤처투자는 2차 모태펀드 출자부터 창투사 평가 결과를 활용키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평가결과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는 분위기다. 창투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들의 실적자료는 외부감사를 받지 않은 자료로 신뢰성이 떨어지는 데다 각 기준에 대한 가중치도 인위적"이라며 "결국 창투사들로 하여금 정부 눈치만 더 살피도록 만드는 평가가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