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대상] (기고) 배순훈 교수 "세계기업들과 상생을‥"

글로벌화의 가속화에 따라 각 국가 단위별 무역규제에 의하여 분리돼 있던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경쟁을 통해 개별 국가별 특유의 역량에 따라 경제적 상호 보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아세안(ASEAN) 간 교역상품 관세의 단계적 인하로 중국-아세안 자유무역협정(ACFTA)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18억4000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인구로는 세계 1위이다. 역내 GDP 2조3000억달러,교역규모 1조6600억달러를 상회하는 엄청난 규모의 경제권이 가동된 것이다. 중국은 ASEAN에서 한·중·일 3국이 경합하고 있는 상당수 품목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고 일본은 상품 차별화로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한국의 영세 상품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동시에 중국과 유사한 산업구조를 가진 아세안 각국은 통합된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앞서 형성된 EU도 통합 이후에 동일 경제권 내부에서 국가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시장 경쟁력이 낙후된 지역의 문제를 EU 통합 기구가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통합 경제의 혜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프랑스 각지에서 일어나는 이민자들의 소요는 프랑스의 국가 경제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다. 영국의 노동문제는 정부 주도의 과감한 개혁의 고통이 있었고 통독 후 독일 경제는 아직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통합된 시장에서 각국은 각자의 국내 문제를 과감한 개혁으로 해결해 가고자 하고 있다. 개혁의 성패는 시장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이미 IMF를 뚫고 나온 저력을 기반으로 최근 급속히 추진되고 있는 FTA를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통합의 효과는 기술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의 역내 이동이 활발히 이루어질 경우에만 발휘된다. 생산요소가 이동하기 위해 필요한 물리적 기초 시설 외에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지역사회의 구축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글로벌 경영은 통합된 지역 사회에서 특정 브랜드를 가지고 신뢰를 기업의 자산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이다. 기업의 경영 목표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소비자들에게 전달돼야 하며 시장의 경쟁자와 협력자들 간에는 서로 다른 각자의 인센티브가 방향을 같이할 수 있도록 조정돼 상호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 글로벌 경영 역량은 기업의 목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끼리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소비자가 저렴한 김치를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폐쇄하고 비싼 국산 김치만 찾을 것이 아니라 생산지가 어디든지 김치의 품질 수준을 규제해 김치의 글로벌 역량을 가진 기업들이 활발히 시장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