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산업은행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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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국정감사때 산업은행은 ‘회사채 발행 인수 업무를 독점해 회사채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질타를 받았습니다.
지금 진행중인 감사원 감사에서도 산업은행은 이와 관련한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은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산업은행의 회사채 시장점유율이 17%에 육박하며 자회사인 대우증권의 회사채 인수분을 포함하면 국내 회사채시장에서의 산은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 이어 현재 진행중인 감사원 감사에서 산업은행이 지적 받은 사항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산업은행으로부터 기업금융지원을 받는 업체가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증권사보다 산업은행을 주간사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증권업계 관계자
“산업은행이 기업대출 나가 있기 때문에 갑의 입장이다. 업체 쪽에서는 증권사와 산업은행이 주간사로 붙으면 산업은행 줄 수 밖에 없다. 공적기능 담당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이익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증권사가 IB업무를 키우는 데 방해를 주는 면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영향력이 발행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유통시장에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S "산은 회사채 인수로 채권 가격 상승"
산업은행이 회사채 발행과 인수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아 회사채 물량이 줄어 채권 가격이 비싸진다는 얘기입니다.
더구나 산업은행이 주거래업체의 채권을 발행하는 경S "산은 회사채 인수로 채권 가격 상승"우 상황은 더 복잡해집니다.
얼마전 하이트맥주가 진로 인수를 위해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을 때 산업은행은 이가운데 2000억원 규모 발행을 주간했습니다.
S "주거래은행 우월적 지위"
인수주간사와 재무적투자자로 인수과정에 참여함과 동시에 채권 발행까지 맡은 것을 두고 금융계에서는 ‘투자은행으로서의 서비스’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국책은행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을 독점한다’는 비난도 일었습니다.
국감과 감사원 감사에서 나타났듯이 정부와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에게 ‘설립목적인 개발자금과 정책자금 조달에 충실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S "공적기능 충실" v.s. "투자은행 성장"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21세기 산업은행의 비전은 투자은행’이라고 밝히는 산은의 입장과 충돌하고 있어서 국책은행으로서의 산업은행의 방향과 역할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WOW-TV뉴스 최은주입니다.
최은주기자 ej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