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투자서 M&A로 성장 패러다임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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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위해서는 투자보다 인수·합병(M&A)이 더 낫다.'
M&A가 기업 성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투자 리스크(위험)를 줄이면서 수익 창출과 기업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효율적 수단으로 M&A가 각광받고 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재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22일까지 국내 기업의 M&A 건수(사고 파는 기업 중 어느 한곳의 자산이 1000억원 이상인 경우만 집계)는 모두 427건으로 하루 평균 1.4개,월 평균 42.7개꼴로 M&A가 이뤄졌다.
국내 기업의 M&A 건수와 금액은 △2001년 644건,13조5000억원 △2002년 602건,15조3000억원 △2003년 576건,13조7000억원 △2004년 691건,16조2000억원으로 작년부터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엔 자산 규모 1000억원 이상 기업에서만 하루 평균 1.9건,월 평균 57.6건의 M&A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자산 1000억원 미만인 기업까지 합칠 경우 실제 M&A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M&A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M&A를 '기업 사냥'이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투자나 경영기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성장형 M&A(M&A For Growth)'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상당수 대기업이 올 들어 M&A로 계열사 수를 늘리거나 전담팀을 만들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경우 50년간 이어온 철강업 위주의 굴뚝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탑솔정보통신과 DK유아이엘(옛 유일전자)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IT업체와 벤처기업을 추가로 인수,오는 2010년까지 IT부문에서만 2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LG에서 분가한 GS그룹도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로 성장전략을 설정했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2010년까지 재계 5위권에 진입한다는 것이 허창수 회장의 구상이다.
LS전선도 지난해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이후 지금까지 진로산업 등 7개 기업을 M&A를 통해 사들였다.
SK㈜ GS칼텍스 등 에너지 업체들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액화천연가스,신재생에너지,전력생산 업체 등의 인수에 나서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와 롯데 CJ 등은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물류회사인 대한통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