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부 極地 2만km 대장정] (6) 자동차 '고산병' 주행 시험도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사람만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차도 '고산병' 같은 증상을 보인다. 공기 중의 산소가 통상적인 '저지대'에 비해 30% 이상 부족하기 때문에 연료의 연소 효율이 떨어지는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실제로 고지대에서 어느 정도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 라싸에서 나무춰 호수에 이르는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험에 동원된 차량은 이번 대탐험에 나선 쌍용자동차의 카이런 2대와 렉스턴 2대.해발 고도 3658m의 라싸에서 나무춰 호수 인근 라켄라 고개(해발 5190m)까지 190여km 구간을 왕복 주행하면서 연소 효율과 서스펜션(현가 장치),제동 장치,소음과 진동,엔진과 변속기,미세먼지 차단 등의 다양한 항목을 점검했다. 그 결과 공기 중 산소 부족으로 인해 모든 차의 출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시험을 진행한 쌍용자동차연구소는 밝혔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30%가량,디젤 엔진의 경우 10~20%가량 출력이 떨어졌다. 공기 중 산소 농도에 맞게 연료를 쏴 주기 때문이다. 디젤 엔진의 경우 배기가스를 이용,공기를 압축해 회전수를 높이기 때문에 출력 저하가 덜하다는 설명.하지만 현재 엔진 출력이 크기 때문에 일반 주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디젤 엔진의 경우 해발 고도 3000m 이상에서는 매연이 발생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공기 중 산소 부족과 중국 정유회사의 탈황시설 미비가 주요 원인.중국의 디젤자동차 시장을 겨냥하려면 매연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고 한다. 시험 현장을 방문한 최형탁 쌍용자동차 사장(당시 상무·상품개발본부장)은 "당장 중국 정유회사들이 탈황시설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매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동차에 탈황 필터를 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