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IT한국 알린 와이브로 세계 첫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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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회의가 열리고 있는 부산에서 IT한국을 알리는 의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KT가 달리는 차 안에서도 무선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연ㆍ개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움직이는 인터넷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차세대 통신서비스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무적인 일인데 아시아태평양지역 21개국 정상은 물론 세계 정보통신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하는 APEC 행사장에서 이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IT한국을 전 세계에 각인(刻印)시키는 효과까지 거둔 셈이다.
지금의 통신기술이 3세대라면 와이브로는 4세대로 넘어가기 직전의 3.5세대 통신으로 불리는 기술이다. 우리가 와이브로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2002년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으로 선정돼 처음부터 우리나라가 기술개발을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다. 휴대폰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이 외국의 기술을 가져다 우리나라가 상용화한 것이라면 와이브로는 KT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업체들이 주도해 표준을 만들고 장비와 단말기도 개발했다. 그것이 이번 시연 성공으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와이브로가 무선인터넷 기술의 국제표준으로 자리잡아 전세계 시장으로 확산된다면 그 경제적 부가가치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막대한 부가가치가 현실화되려면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우선 와이브로가 세계 표준기술로 확실하게 채택되도록 해야 한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와이브로가 국제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지만 아직 안심은 금물(禁物)이다. 다른 분야와 달리 통신기술이 갖는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다른 나라들이나 경쟁업체들의 동향을 끝까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시장이다. 세계표준이 되더라도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와이브로 상용화에 성공해야 비로소 세계시장으로의 확산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연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 2월 시범서비스를 거쳐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상용화에 들어가기로 한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또한 대체기술이나 서비스가 빠르게 출현하고 있는 만큼 어떻게 와이브로만의 특성을 살려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냐도 대단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