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연쇄 정상회담에 주목하는 이유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부산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과 연쇄 회담에 들어간다. 모두 11개국 정상과 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역시 주변 4강과의 회담에 가장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한ㆍ중 정상회담에 이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17일),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18일),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19일)과 잇따라 회담을 갖는다.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모든 나라 정상들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셈이다. 그런만큼 이번 연쇄 정상회담은 지난 9월 북핵(北核) 공동성명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논의하고,6자회담의 지속적인 추진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기대를 갖게 한다. 지난주 열렸던 1단계 5차 6자회담이 별 성과없이 마무리된 상황이고 보면 주요 참가국 정상 차원에서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가장 큰 비중을 갖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이 6자회담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다 한ㆍ미 간의 '동맹'(同盟)에도 불구하고,그동안의 양국관계가 매끄러웠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방한하는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공동전략을 모색하고 동맹을 보다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이유다.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이 한ㆍ미동맹의 강화를 우선적인 주제로 삼아 북핵의 평화적 해결,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공동노력,경제통상 및 인적교류 발전방안 등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키로 한 것은 결코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물론 다른 정상들과의 회담의제도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다룰 수 없다. 후진타오 주석과의 오늘 회담은 그가 지난달 북한을 방문,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난 이후인 만큼 북핵문제의 새로운 해법을 찾는 자리이기도 하지만,김치문제로 불거진 양국 간 마찰을 해소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한ㆍ일 한ㆍ러 정상회담에서도 역사문제를 둘러싼 갈등해소와,자원ㆍ에너지분야 등의 협력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결국 이번 노 대통령의 잇따른 정상회담은 우선 북핵문제 해결의 새로운 추진력을 회복하고,나아가 우리나라와 주변국들 간의 포괄적이고 호혜적(互惠的)인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