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사람들] 이영덕 제주 핀크스GC 사장


제주 핀크스GC는 세계적인 골프전문잡지 두 군데에서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뽑혔다.


지난 5월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가 세계골프장 랭킹 72위(미국 이외의 골프장 대상)에 올려 놓았고 최근에는 영국의 골프월드가 79위로 선정했다.
핀크스는 한국적인 미를 가장 잘 살린 골프장으로 평가받는다.


이영덕 사장(57)은 "모든 건물을 자연지형에 맞게 설계했다"면서 "나무 풀 꽃 등도 모두 제주도에서 나는 것들로 심었다"고 밝혔다.


외국 유명 골프장을 흉내내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핀크스 1,10번홀에 지어진 초가집 형태의 티하우스와 코스 내 원두막들은 제주도 지정 무형문화재 박용훈씨가 못을 하나도 쓰지 않고 만든 것이다. 이 사장은 이처럼 한국적으로 만들어진 골프장 안에 '섬세하고 포근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프라이드를 갖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정식 직원과 도우미,일용직 간에 어떤 우월감이나 열등감,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똑같이 대하거든요."


그래서 핀크스에는 '공화국'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회장이나 사장,말단직원도 동등하다는 의미에서지요. 골프장 안에는 회장실,사장실 등이 따로 없습니다. 함께 어우러져 일체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이 사장은 지난 93년부터 국내 최대 도시락 체인인 '한솥도시락'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가 고향이자 핀크스의 오너인 재일교포 김홍주씨(62)가 운영하는 일본 최대 도시락 체인 '혼께가마도야'의 운영방식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다.


오랫동안 오너와 사장이 외식업에 종사하다보니 음식에 관한한 일가견이 있다. 그래선지 핀크스골프장 음식은 맛있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사장은 클럽하우스나 그늘집 메뉴를 직접 선정하기도 한다. 그늘집에서 파는 우동의 경우 일본 '사누끼우동'의 면을 그대로 가져와 서비스한다.
핀크스는 지난 2003년부터 골프장 근처 22만평에 단독주택 미술관 생태공원 콘도 등이 들어서는 '비오토피아(Biotopia)'를 건립하며 '제2의 도약'에 나섰다. '비오토피아'는 바다와 함께 멀리 산방산이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이미 400~500평 부지에 60~100평 규모로 지은 단독주택 30가구를 분양하기도 했다.


"자연을 보존하고 파괴된 자연을 복원하는 개념의 '유토피아'를 건설하자는 뜻에서 '비오토피아'를 구상했습니다. 앞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사는데 여유가 생기면 스포츠를 통한 건강관리와 함께 문화 예술 등에 관심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건강과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인 셈이죠."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