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꽁꽁 얼었다지만… "가격·품질 메리트 갖추면 통한다"

'8·31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이후 얼어붙고 있는 분양시장 침체상황에도 불구하고 가격?품질 메리트를 갖춘 일부 단지는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원가연동제)가 처음 적용돼 눈길을 끈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지난 16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2개 단지는 전 평형이 근래 보기 드문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청약받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삼성물산과 월드건설 단지 역시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선전했다.


앞으로 분양 시장이 철저하게 품질과 가격 경쟁력에 따라 양극화될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단 가격이 저렴해야 관심


동탄에서 마지막으로 선보인 풍성주택과 우미·제일건설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음에도 분양가 인하폭이 너무 작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청약에 돌입해 보니 1순위에서 전 평형이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우미·제일건설은 9.14 대 1, 풍성주택은 17.1 대 1의 높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풍성주택 33평형(B타입)은 135.8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청약자가 대거 몰린 것은 신도시라는 입지적 강점 외에 무엇보다 분양가가 저렴했다는 게 돋보였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작년 분양된 시범단지 30평형대의 경우 현재 최고 1억원에 육박하는 웃돈이 붙어 호가가 평당 1000만원 선에 달하기 때문에 이번에 평당 700만원대에 분양된 단지는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춘석 우미건설 팀장은 "같은 지역이라도 공급 시점이 늦으면 땅값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비싼 게 일반적이었다"며 "이번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덕분에 오히려 분양가가 떨어져 수요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품질만 좋다면 조금 비싸도 괜찮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지난 16일 청약받은 삼성물산과 월드건설 역시 크게 선전했다.


삼성물산은 유명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에게 인테리어 설계를 의뢰하는 등 아파트 품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로써 3순위까지 청약에서 평균 1.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9평형의 경우 4.8 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3순위 청약을 끝낸 월드건설도 전 평형에서 모두 청약이 완료됐다.


34평형은 1순위에서 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 두 단지는 평당 1000만원을 훌쩍 넘기면서 고분양가에 대한 지적을 받았지만 입지 여건과 품질 등에서 호평받으면서 좋은 청약 성적을 냈다.


조태규 월드건설 팀장은 "수성구의 경우 공급 과잉 우려도 있었지만 입지가 좋아 대기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에는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서 선보인 고급 주상복합 '스마트 시티'가 85평형 이상 대형 평형(9가구)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평형이 최고 115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곳 역시 평당 분양가가 최고 1500만원에 육박했었다.


서욱진·이정호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