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뜨자!] 비즈니스 캐주얼 … 제일모직 VS LG패션


35세의 대기업 과장 오영석씨는 아침마다 고민에 빠진다.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자율복 바람이 불면서 옷을 제대로 갖춰 입기가 만만치 않아서다.
한국경제신문은 오씨와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는 30대 직장인들을 위해 국내 양대 패션회사인 제일모직·LG패션에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 추천을 요청,전문가와 네티즌의 평가를 받아보기로 했다.


양사는 디자인실의 밤샘 회의를 거쳐 멋스럽고 활동적이면서도 비즈니스에 적합한 스타일을 결정,올 겨울 비즈니스 캐주얼로 제안했다.

지난 17일 유명 스타일리스트와 백화점 의류 바이어 등 전문가 3명이 모여 양사가 제안한 스타일에 대한 평가회를 가졌다.


전문가들은 개별 옷의 디자인 면에서 양사 간 우열을 가려내지 못했다.


심보경 바이어는 "재킷 카디건 셔츠 모두 복종 특성에 맞는 기본적인 디자인을 채택해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액세서리는 LG패션이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이 선택한 송아지 가죽 가방은 가격이 훨씬 비싸지만 너무 포멀하고 색상도 바지와 같은 검정색이라 캐주얼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거운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전체적인 코디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총점은 제일모직이 간발의 차로 앞섰다.
김용섭 바이어는 "LG패션의 스타일은 신체의 결점을 커버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것 같다. 제일모직은 전체적으로 색상이 안정적이고,깔끔한 느낌을 주도록 코디했다"며 제일모직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오제형 대표는 "제일모직의 옷은 거의 정장에 가깝다. 카디건과 면 소재 바지를 적절히 코디한 LG패션의 스타일이 보기에도 편하고 입기에도 편할 것 같다"며 LG패션을 더 높게 평가했다.


비즈니스 적합성은 제일모직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 바이어는 "캐주얼이라고 하더라도 카디건으로만 마무리하는 것보다는 재킷을 입어주는 것이 비즈니스 상황엔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


반면 활동성은 LG패션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오 대표는 "LG패션이 제안한 스타일은 좀 가벼워 보이기는 하지만,활동적인 일을 하기에는 더 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업체명을 알 수 없도록 'A타입'과 'B타입'으로 이름 붙여 진행한 네티즌 투표에서는 제일모직이 더 많은 표를 받았다.


총 333명이 참여한 엠파스 네티즌 투표에서 217표를 얻은 제일모직이 116표를 얻은 LG패션을 눌렀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제일모직은 최준호 마케팅팀 과장(36)을 모델로 내세웠다.


울·캐시미어 혼방 재킷이 49만원,같은 재질의 바지가 21만원,면 줄무늬 셔츠가 12만8000원,모 스웨터 14만8000원,송아지 가죽 가방이 99만원이다.


모두 '로가디스' 제품으로만 꾸몄다.


▶LG패션은 진혁 기획팀 대리(34)가 모델로 나섰다.


울·나일론 혼방 카디건이 18만8000원,면 스판 코듀로이(속칭 골덴) 바지가 11만8000원,아이보리 바탕에 줄무늬가 들어 간 면 소재 셔츠가 11만3000원,소가죽 가방이 20만5000원이다.


모두 '헤지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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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단=심보경 현대백화점 남성의류 바이어,김용섭 갤러리아 남성캐주얼 바이어,오제형 오제이컴퍼니 대표(스타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