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베르나'…달릴수록 느껴지는 강력한 엔진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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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게 생겼다.
헤드 램프를 비롯한 온 몸이 둥글고 부드럽다.
첫 모습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등 호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베르나가 새로 태어났다.
현대자동차가 '프리미엄 소형 세단을 만든다'는 목표로 25개월 동안 1305억원을 들여 내외장을 바꾼 것.
기분 좋은 첫 느낌을 간직한 채 차에 오른다.
소형차 치고는 넓다는 느낌이다.
기존 베르나에 비해 축거(앞뒤 바퀴의 축간 거리)를 60mm 이상 늘려 실내 공간을 최대화했다는 설명.특히 전고(높이)를 75mm가량 높인 덕분에 허리와 무릎을 조금만 굽히고도 승하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정장을 입은 여성 운전자도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시승차량은 1.5 VGT 디젤 모델.유럽 환경 기준인 유로Ⅳ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 차량이다.
시동을 건다.
귀엽기만 한 외모에선 느낄 수 없었던 강력한 112마력짜리 디젤엔진의 힘이 느껴진다.
일요일 오전 차 없는 서울 시내를 최고 시속 140km로 달렸지만 힘들어하는 기색은 없다.
가속력과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만족할 만한 수준.
디젤엔진의 단점으로 꼽히는 소음과 진동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엔진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인슐레이터 사이즈를 키우고 △유압식 엔진 마운팅을 적용했으며,창에서 새는 소음을 억제하기 위해 도어와 차체를 2중 고무 몰딩 처리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매력은 연비.자동 변속기 기준으로 ℓ당 17.4km에 달한다.
국내 메이커 생산 차종 중 가장 좋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고유가 시대에 베르나를 빛나게 하는 포인트다.
소형차 구매를 꺼리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인 안전성도 강화됐다.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을 적용,측면충돌에 대비했다.
편의사양도 눈에 띈다.
뒷 범퍼에 후방 경보장치를 장착,주차가 한결 편해졌다.
열선 내장형 전동식 아웃사이드 미러와 풍량과 습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풀 오토 에어컨도 과거 준중형급 이상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양이다.
가격은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1.5 VGT 디젤 GL 기본형이 1118만원.가솔린 모델의 경우 1.4 DOHC L 기본형 850만원,1.6 VVT GLS 기본형 1014만원이다.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경우 116만원을 추가해야 한다.
이 정도 경제성과 성능이라면 현대차가 신형 베르나의 컨셉트로 내세운 '내 마음의 첫 번째 차'라는 구호가 괜한 말은 아닌 듯 싶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