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업체 대형화 바람] '슬픈연가' 수익구조 살펴보니

지난 3월 SBS를 통해 방송된 드라마 '슬픈 연가'는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드라마가 됐다. 이 드라마는 영상콘텐츠 제작업체가 지상파 방송사의 외주를 받아 제작 납품하던 관행을 무너뜨린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포이보스와 김종학프로덕션이 공동 제작한 '슬픈 연가'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드라마 기획과 배우 캐스팅,제작,유통 등을 모두 제작사가 맡았다. SBS는 단지 방영권만 사갔을 뿐이다. 이로 인해 제작사의 수익 구조는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다. '슬픈 연가'에 들어간 제작비는 모두 70억원.제작사측은 한·일 등에 방영권 판매로 72억원,PPL(드라마 속 간접광고) 등 기업 협찬으로 26억원을 벌어들였다. 여기에 DVD OST(배경음악) 만화 소설 가이드북 포토북 발행 등으로 인한 '2차 수익'이 16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차 수익'의 상당 부분은 일본에서 러닝개런티 형식으로 벌어들이는 것이다. 과거 한류 열풍이 불기 전에는 2차 수익은 거의 없었다. 결국 포이보스와 김종학프로덕션은 '슬픈 연가'에 드라마로는 엄청난 제작비인 70억원을 투자하고도 197억원을 총 수익으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엔터테인먼트업체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국들은 방송국의 입지를 좁히는 '슬픈 연가'와 같은 드라마의 탄생을 바라지 않는다"며 "그러나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제2,제3의 '슬픈 연가'가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