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PEC] 비용 1600억·경호인력 5만명·참가자 1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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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부산시의 치밀한 준비와 부산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어우러진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역대 어느 회의보다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꽃축제로 해운대 일대가 큰 혼란을 겪고 반(反) 세계화 시위로 부상자가 나왔지만 전반적인 행사는 매끄럽게 진행됐다.
행사 기간 실시된 차량 2부제,광범위한 교통통제 등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참여는 행사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외신 기자들도 테러 예방을 위한 철통 경비와 세계 최고 수준의 행사 시설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APEC은 참가자,취재기자,경호 및 안전요원 수,개최비용 등에서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부산시 APEC 준비기획단에 따르면 이번 APEC 참가자 수는 9339명으로 집계됐다.
과거 다른 회의 때 참석자 수가 5000~70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01년 상하이 회의와 함께 역대 최대로 치러진 셈.국내외 취재기자만도 3600명에 달했다.
철통 같은 경호와 경비를 위해 투입된 인력도 5만명에 육박했다.
누리마루APEC하우스,APEC기념공원,벡스코 시설 확충 등 이번 회의를 위해 정부와 부산시가 들인 예산은 1600억원.지난 18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공식만찬은 150명의 요리사가 5t가량의 식재료로 준비했으며 사용된 그릇이 1만2900개나 됐다.
○…APEC에 참가한 21개국 정상들이 묵은 호텔은 행사 기간 내내 비밀에 부쳐졌던 곳.주위 경계도 삼엄해 일반인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봉쇄됐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머물렀던 웨스틴 조선비치호텔 10층 객실은 92평으로 해운대앞바다,광안대교,동백섬을 볼 수 있는 3면의 창이 모두 방탄유리로 돼 있었다.
1500만원짜리 전통 촛대,부채 모양의 방석 등 한국적인 멋을 강조한 장식으로 내부가 꾸며졌다.
특히 로라 부시 여사가 좋아하는 하얀색과 파스텔 톤의 꽃값만도 4일간 200만원이 넘게 들었다는 후문.파라다이스 호텔에 묵은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샌드위치와 과일주스 등을 즐겼다는 게 호텔측 설명이다.
아로요 대통령은 귀국하면서 담당 직원들에게 향수를 선물하는 세심함도 보였다고 한다.
이 밖에 쩐 득 르엉 베트남 주석과 압둘라 바디위 말레이시아 총리는 룸서비스로 한국 라면을 주문해 먹기도 했다.
○…경제적인 면에서 이번 APEC은 각국 정상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기업인 등이 대거 방문,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투자 유치라는 실질적인 성과도 거두는 계기가 됐다.
특히 지난 14일부터 부산시청에서 열린 APEC 투자환경설명회 등을 통해 정부와 부산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KOTRA 등은 12개 외국 기업으로부터 5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업체인 e베이는 서울에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담당하는 경영총괄본부를 설립키로 했으며 한국의 투자유치 설명회에서는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외국 기업인들에게 개성공단 투자 메리트를 소개해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류시훈·유승호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