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질적으로 변했다


코스닥지수가 21일에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16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96년 7월 코스닥시장 개장 이후 지수가 16일 연속 오른 것은 벤처 붐으로 급등한 99년 4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2일에도 지수가 오를 경우 코스닥시장 최장 기간 랠리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져 더욱 주목된다.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커지면서 시장 체질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시지표가 안정화하고 있고 해외 증시 등 외부 여건도 좋아 700선까지는 별다른 저항 없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랠리가 추세적 상승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스닥시장이 달라졌다
21일 코스닥지수는 0.70%(4.62포인트) 오른 666.04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16일(거래일 기준) 동안 매일 오르며 14.6%나 상승한 것이다.


지난 99년 3월30일∼4월21일에 16일 연속 랠리를 기록했을 당시에는 전국적으로 벤처 붐이 일면서 무려 50.1%나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가 당시에 비해 상승폭은 작지만 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코스닥시장이 수급 측면에서 개인 중심의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16일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2455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61억원,13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투신과 보험은 각각 1534억원,344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코스닥시장의 최대 매수세력이 됐다.


이들은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을 운용하면서 코스닥 주식을 꾸준히 사고 있다.


김준기 한화투신 주식운용팀장은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저평가 중소형주를 발굴할 수밖에 없다"며 "운용하는 펀드의 코스닥 종목 편입비율이 과거에는 5% 미만이었지만 최근에는 10%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시장 주도주도 달라졌다.


올해 1∼2월과 5∼6월 코스닥시장 랠리 때는 DMB(이동 멀티미디어 방송)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등 테마주가 시장을 움직였다.


그러나 이번 랠리에서는 성장성과 실적을 겸비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홈쇼핑 유통 항공 인터넷 등 내수에 기반한 종목들이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나스닥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최근 코스닥시장의 강세 원인으로 꼽힌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700선까지는 무난


증권가에서는 99년 랠리 이후 코스닥시장이 장기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지수가 2000년 3월10일에 사상 최고치인 2834.40을 기록했듯이 이번 랠리도 추세적 상승의 신호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기 전망이 낙관적인 데다 수급 상황도 좋아 단기 조정 여부와 관계없이 추세적 상승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연말까지 700선까지는 무난히 오르고,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과 수급이 뒷받침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와 환율 등 거시변수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단기적인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이 호전되는 인터넷 IT부품 내수관련주와 배당주 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