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기술융합이 新경제 성장동력

이중우 경영 환경은 기업의 생존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오늘날 기업경영 환경은 매우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세계시장은 국경을 초월해 개방되고 있으며,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그 변화하는 모습을 파악하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국내 기업들에는 글로벌 경영을 통해 미래 일등 기업으로 자리잡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1997년 말부터 가혹하게 몰아닥친 환란(換亂)과 경제위기로 인한 IMF 구제금융의 충격 속에서 과거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면하게 됐고 결국 많은 기업들이 국제적 세계적 사업 확장을 지속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수행중이던 해외사업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해외투자 계획을 대폭 수정하거나 유보하는 등 글로벌 경영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최근 글로벌화로 대변되는 세계경제환경의 변화는 기업의 경쟁무대를 지역시장에서 세계시장으로 확대했다. 작금의 글로벌화,기술.정보 시대 하에서는 한 기업의 독자적인 힘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세계의 유수한 선진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전략적 측면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해 극심한 경쟁에 대비해 오고 있다. 개개의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상호 우위 요소를 연결해 더욱 강력한 경쟁 우위를 창출시키는 네트워크 전략은 이미 선진 초일류 기업의 주요 경영전략 중 하나로 등장했으며,21세기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을 해야 하고,선진 기술을 개발 확보해야 하는 국내 대기업 그룹들은 물론 신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터넷 벤처기업에서부터 전자,자동차,생명공학,우주항공,그리고 병원경영까지 네트워크 전략의 실행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러면 21세기에는 네트워크 전략을 바탕으로 어떤 우위가 기업에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팀 스콧은 새로운 경제하에서는 컴퓨팅,커뮤니케이션,그리고 콘텐츠가 융합되는 새로운 미디어가 지배적인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네트워크 전략의 경쟁우위는 자원교환을 연계로 한 여러 영역의 기술이 서로 조합해 창출되는 복합제품의 다양한 기능적 융합우위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의 카메라가 내장돼 있는 이동통신 단말기의 인터넷 TV 및 게임기와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통해 지구촌 통신.방송의 융합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게 그것이다. 또 현대모비스의 TV와 정보시스템을 갖춘 자동차 내비게이션,그 밖에도 DVD와 VCR의 복합제품인 DVD콤비,가전제품,컴퓨터 주변복합기 등 다양한 기능의 기기가 합쳐서 탄생한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 제품에서 융합우위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과 제품의 융합우위는 21세기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융합우위를 창출하려면 세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기업 스스로 핵심자원의 기반을 확보한 뒤 글로벌차원에서 산업과 시장의 변화를 읽고 미래를 예측해 다른 자원,제품,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기업은 보유자원을 융합우위로 전환시킬 수 있는 통합능력과 노하우를 확보해야 한다. 셋째,첨단 과학 분야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자원의 융합우위를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을 지향하고 인터넷을 매개로 한 정보 확산과 사업화로 기업의 성장동력을 글로벌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글로벌 시각에서 산업과 시장변화를 세심히 분석해야 한다. 또 CEO들은 어떠한 융합우위를 창출할 것인가를 숙고해 융합우위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필요한 자원을 과감히 투자하고 융합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