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근 농협 신용부문 대표 "종합금융그룹으로 탈바꿈"

"아직까지 농협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증권사를 사들여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하겠다." 정용근 농협 신용(금융)부문 대표가 지난 7월1일 취임하면서 금융계에 던졌던 일성(一聲)이다. 농협은 자산 203조원을 보유한 거대 금융기업으로 양적으로는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소비자에게 토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변신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농협은 현재 중앙회 차원에서 △은행 △신용카드 △보험(공제) 영업을 하고 있다. 또 자회사로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CA)은행과 합작,농협CA투신운용(자산운용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협 입장에서는 증권사만 인수하면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농협의 증권사 인수작업은 2003년 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결정적인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올해 안에는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증권사 인수·합병(M&A)을 담당하고 있는 농협 투자금융단 관계자의 얘기다. 농협은 해외 점포 개설도 추진하고 있다. 뉴욕지점과 상하이사무소 등 2곳의 해외 지점 개설을 추진 중인데 경영위원회가 열릴 예정인 이달 말께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온다. 또 뉴욕의 경우 지점 개설 인허가 과정이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내년 상반기에는 지점 개설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협의 종합금융그룹 변신 노력에 장애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직·간접적 규제다. 특히 올해는 쌀개방 문제라는 '메가톤급' 현안이 부각함에 따라 농산물 유통 등 경제사업부문이 아닌 신용부문의 역량을 확대하려는 농협의 움직임에 대해 농림부가 극도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