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 大戰] (1) 인텔-마이크론 '낸드플래시' 합작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과 세계 3위 D램 회사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업체인 양사의 협력은 D램에 이어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의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도시바 등 3개 업체가 자웅을 겨루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의 주도권 다툼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텔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마이크론과 공동으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기 위한 합작회사 'IM플래시 테크놀로지'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합작회사의 지분은 인텔이 49%,마이크론이 51%를 갖는 구조다. 양사는 합작사 설립의 첫 단계로 각각 12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또 향후 3년간 추가로 각각 14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인텔-마이크론,왜 합작하나 올 들어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낸드플래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낸드플래시는 휴대폰 게임기 등의 주력 부품으로 채택되면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63%의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왔다. 반면 90년대 이후 메모리반도체의 대표 주자였던 D램은 최근 수년간 PC 산업 둔화로 주춤거리고 있으며 한동안 플래시메모리 시장을 주도했던 노어(NOR) 플래시는 낸드플래시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인텔과 마이크론이 합작사를 설립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인텔은 현재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앙처리장치(CPU) 외에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노어 플래시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마이크론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 및 도시바 등 일본 업체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양사는 그동안 낸드플래시 사업 진출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하이닉스 도시바가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적으로 뛰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인텔과 마이크론의 합작사 설립은 낸드플래시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대형 거래선 확보 경쟁도 치열 인텔과 마이크론이 합작사를 설립함에 따라 향후 세계 낸드플래시 업계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 인텔과 마이크론 합작사는 첫 고객으로 세계 최대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애플과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합작사는 출범 직후 애플이라는 대형 거래선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삼성전자 하이닉스 도시바 등 낸드플래시 선발업체와의 경쟁에서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애플은 이날 삼성전자, 하이닉스,도시바,인텔-마이크론 합작사 등 4개 회사와 2010년까지 낸드플래시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계약 체결에 따른 선수금으로 3개월 내 4개 회사에 총 12억5000만달러를 지급키로 했다. 회사별로는 삼성전자가 5억달러를 받기로 했고 하이닉스와 도시바,인텔-마이크론 합작사가 각각 2억5000만달러를 받을 예정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